'나누기 혹은 합치기' 한화L&C·삼성SDI 같은 듯 다른 행보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정지은 기자 2014.06.3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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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화L&C→한화첨단소재로…삼성SDI·제일모직 '사업시너지' 매출10조대 공룡탄생

한화L&C와 삼성SDI, 제일모직이 오는 1일 새 출발한다. 건재와 소재 두 부문으로 사업이 양분돼있던 한화L&C는 건재부분을 떼 내고 소재사업에 사운을 건다. 사명역시 새 기업의 성격을 반영해 '첨단소재'로 바꾸기로 했다.

대조적으로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한집살림'을 시작한다. 2차 전지 업체인 삼성SDI와 전자소재 부문의 제일모직이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화L&C와 삼성SDI 모두 이번 M&A(인수합병) 혹은 합병 건으로 재무구조개선과 새 사업 역량강화를 꾀하고 있어 이들의 같은 듯 다른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나누기 혹은 합치기' 한화L&C·삼성SDI 같은 듯 다른 행보


◇건재 벗고 첨단소재회사로 재탄생 = 한화L&C는 오는 7월1일자로 건재사업부문을 모건스탠리 PE(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하고 '한화첨단소재'로 새 출발한다.



한화L&C는 건재사업부문 매각작업과 함께 외부 자문을 거쳐 새 사명을 물색해왔다. 여러 후보 가운데 '첨단소재'가 향후 소재사업부문에 집중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반영한다고 보고 1일부터 '한화첨단소재'로 사명을 바꿀 예정이다.

기존 사명인 'L&C'는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고 싶다"는 모건스탠리 측의 요청에 따라 건재사업부문이 사용할 예정이다.

한화L&C는 건재사업부문을 3000억원에 팔았다. 건재사업부문 차입금 승계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금액은 1413억원으로, 첨단소재 R&D(연구개발)와 사업 확장에 집중투자 할 방침이다.


특히 매각대금은 모기업인 한화케미칼의 재무구조 개선작업과 무관하게 한화L&C의 소재사업부문 역량강화에 쓸 방침이다. 지난해 한화L&C가 소재부문 설비투자에 쏟은 돈이 36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4배 가까운 투자여력이 생긴 셈이다.

소재부문의 캐시카우인 GMT(강화열가소성플라스틱) 사업과 함께 FCCL(연성동박적층판), 터치스크린용 ITO(산화인듐주석) 필름 등 전자소재 분야의 사업강화가 예상된다. R&D(연구개발) 역량강화를 위해 한화케미칼과 공동으로 사용하던 연구소도 분리·독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올해 초 세종사업장에 시범설비를 설치한 전기전파 차폐용 소재 `일렉트리플라스트돴의 양산 여부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처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당초 매각 목적에 맞게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삼성SDI, 연매출 10조원 규모로 새 출발= 삼성SDI (411,500원 ▼12,500 -2.95%)가 다음달 1일 제일모직 (0원 %)을 품에 안고 새롭게 출발한다. 통합 사명은 삼성SDI를 사용하며 올해까지는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부품소재 전문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시가총액도 삼성SDI 7조3805억원에 제일모직 3조6811억원을 합치면 11조616억원 규모가 되면서 시총 순위 2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통합 삼성SDI의 목표는 '글로벌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합병 시너지를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29조원 이상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통합을 계기로 기존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각 사업에서의 역량을 한 단계 높이게 됐다. 삼성SDI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배터리 분리막과 소재 요소기술을 활용, 배터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제일모직 역시 삼성SDI가 보유한 고객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을 활용, 자동차용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이밖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I의 매출은 5조원을 약간 넘는 수준에서 9조3300억원(내부거래 제거 후)으로 86% 늘어난다. 영업이익 역시 -274억원에서 1680억원으로 증가, 영업이익률도 -5.3%에서 1.8%로 높아진다.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자산총계는 10조6348억원에서 15조3776억원(단순합계)으로 44.6% 늘어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576억원에서 1조3744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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