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 푹 빠진 꽃중년과 아이돌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4.06.21 14:10
글자크기

[인터뷰] 뮤지컬 '프리실라' 드래그 퀸 변신한 조성하 & 조권

꽃누나보다 예쁜 '조성하'··· 생애 첫 뮤지컬서 파격도전, 여배우들 떠올리며 연기
걸그룹보다 예쁜 '조권'··· 사랑스럽고 섹시한 몸놀림에 동료들 칭찬 자자

뮤지컬 '프리실라'에서 여장 남자로 활약할 배우 조성하(왼쪽)와 가수 조권. /사진제공=설앤컴퍼니뮤지컬 '프리실라'에서 여장 남자로 활약할 배우 조성하(왼쪽)와 가수 조권. /사진제공=설앤컴퍼니


"여자들한테 이렇게 할 일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정말 존경스러워요." (배우 조성하)
"옷을 28벌 정도 갈아입어야 해요. 메이크업도 오래 걸리고,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가수 조권)



양쪽 무릎을 붙인 채 다소곳하게 앉은 두 남자.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손짓이나 눈웃음이 예사롭지 않다. 다음 달 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프리실라'에서 드래그 퀸(Drag Queen·여장 남자)을 연기하는 조성하와 조권. 이 두 사람은 요즘 여자로 사는 연습 중이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듬직하고 중후한 사위 역할로 사랑받은 조성하는 그동안 드라마·영화에서 남성적이고 무게감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았으나, 이번에 뮤지컬에 첫 도전하며 파격 변신을 한다. 한때 잘나가던 스타배우로 차분하고 우아한 성격의 트랜스젠더 '버나뎃' 역이다.



그는 새삼 여자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요즘 길거리 지나가는 여자들을 관찰하곤 해요. 남들이 변태라고 할지도 모르지만요. 여자들은 걸을 때 골반이 살짝살짝 움직이면서 몸에 진동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낭창거리며 걸으려고 연습 중이에요."

조성하(위), 조권 /사진제공=설앤컴퍼니조성하(위), 조권 /사진제공=설앤컴퍼니
과거에는 알파치노나 케빈 스페이시, 박근형, 이순재 등의 배우들을 주의 깊게 봤다면 요즘은 김희애, 전인화, 메릴 스트립 같은 여자배우들에 주목한단다. "여배우들은 부드럽고 우아하면서도 그 속에 힘이 느껴지더라"며 "이들이라면 어떻게 연기했을까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또 아침부터 밤까지 하이힐을 신고 연습하면서 손끝, 발끝 동작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헤롯왕을 연기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에 출연하는 조권은 "이번 역할은 나에게 딱 맞는 옷"이라고 말했다. 영화 '프리실라'를 보고 "정말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가 맡은 '아담' 역은 즉흥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종종 사고를 일으키지만 통통 튀는 매력의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아이돌그룹 2AM의 조권은 평소에도 패션 감각이 뛰어나며 TV예능프로그램에서 종종 여성스러운 표정과 말투, 깐족거리는 발랄함으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연출했던 이지나 연출이 이번 작품도 맡으면서 그를 적극 추천한 것. 누가 봐도 '아담' 역에는 조권을 떠올릴 만하다.

조권은 "헤롯왕을 맡았을 때는 비중이 작았고 혼자서 장면을 소화하면 됐지만, 이번엔 주연인데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이 중요해졌다"며 "나 때문에 공연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습 시작한지 한 달쯤 됐는데 배우들과의 호흡이 상당히 좋은 편이에요.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조성하 선배님과 이 작품을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죠. 막상 만나보니 진짜 자상한 엄마 같아요. 연습이 끝나도 나머지 연습을 따로 하거나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참 많다고 느낍니다."

조성하 역시 동료 후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이는 아담이 정말 잘 어울려요. 몸놀림도 유연하고, 때론 여자보다 더 여성스러운데 연구를 엄청 많이 했나 봐요.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섹시하다'고 할 정도에요. 이렇게 성실하다면 가수라고 해서 연기 못할 이유 없고, 도전 안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죠."

두 사람은 프리뷰 공연 첫날 한 무대에 선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가겠다며 격려하는 모습은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화려한 핑크빛 무대와 독특한 의상이 특징인 뮤지컬 '프리실라'는 버스로 사막 횡단에 오른 3명의 드래그 퀸이 사랑, 가족,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며 웃음과 가슴 찡한 드라마를 전한다.

◇뮤지컬 '프리실라'= LG아트센터, 7월 8알~9월 28일, 조성하 고영빈 김다현 마이클리 이지훈 이주광 조권 김호영 유승엽 진주 장대웅 등 출연. 5만~13만원.

화려한 무대와 의상을 선보이는 뮤지컬 '프리실라' 공연장면 /사진제공=설앤컴퍼니화려한 무대와 의상을 선보이는 뮤지컬 '프리실라' 공연장면 /사진제공=설앤컴퍼니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