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사이트] "아빠! 주말에 어디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4.06.0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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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자식에 승부 갈린 서울 교육감 선거···'성공 민족' 유태인 아빠들의 주말은?

[이슈 인사이트] "아빠! 주말에 어디가?"


퀴즈 하나. 아인슈타인, 에디슨, 프로이드, 마르크스, 로스차일드, 록펠러, 소로스, 스필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유태인'이라는 점이다. 역사상 최고의 '천재' '억만장자' '영화감독'으로 불리는 이들이 모두 유태인 가운데 배출됐다.

뿐만 아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22%, 명문 아이비리그 학생의 23%가 유태인이다. 전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20% 이상이 유태인이라는 통계도 있다.



단순히 유태인의 수가 많아서일까? 전세계 유태인 인구는 약 170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에 그친다. 전세계 70억 인구 가운데 0.24%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 '불가사의'의 비밀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유태인 성공의 비결을 물으면 많은 이들이 △탈무드의 '지혜' △오랜 유랑생활로 얻은 '근성' △고도의 '상술' 등을 꼽는다.



그러나 진짜 비밀은 '아빠'에 있다. 아빠의 '주말'과 '저녁'이 유태인들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수천년 전부터 유태인 아빠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토요일에는 반드시 집에서 아이들과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왔다. 유태인들은 유태교의 가르침에 따라 '안식일'에는 절대 일을 하지 않고 심지어 멀리 외출도 하지 않는다. 그 '안식일'이 유태교에서는 토요일이다.

아빠와의 '놀이'가 아이들의 우뇌를 발달시켜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워준다는 건 이미 증명됐다. 아빠와 오랜 시간을 보낸 아이들이 자라서도 아빠와 정서적으로 더 친밀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유태인 아빠들의 노력은 평일에도 이어진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유태인 아빠들은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나누는 대화는 아이들의 인성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정서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는 학업 성적으로도 연결된다. 전국 100개 중·고등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교 1등인 학생들 가운데 주 6회 이상 가족식사를 하는 경우는 73%로, 중간 성적 학생들(39%)의 약 2배에 달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아빠들 가운데 주말에 출근 또는 등산, 골프, TV 시청 대신 하루를 오롯이 자녀들과 보내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또 매일 저녁 꼬박꼬박 집에서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아빠는?

아빠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쌓은 '끈끈함'이 비단 아이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이제는 아빠의 성공 여부가 자녀들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6·4 지방선거 가운데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후보의 자녀들이 승패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후보는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폭로 글 때문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반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인은 아빠의 인간적인 모습을 적어 인터넷에 올린 아들의 '지지호소' 글 덕분에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끝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조 당선인의 아들은 당시 글에서 "아버지는 누구보다도 제 말을 경청해주시고 언제나 '대화'를 강조하시는 분"이라며 "놀고 싶은 방학에 갑자기 장애인 복지센터로 끌고 가셔서 봉사활동을 시키시질 않나"라고 적었다. 그가 어떤 아빠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자식'의 성공과 함께 '자신'의 출세도 바라는 아빠들에게 '주말'이라는 또 하나의 숙제가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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