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SDS 상장, 韓증시 체질도 바꾼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4.06.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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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관련株 수혜+주주친화 정책+M&A 기대감 등 무성

삼성에버랜드-SDS 상장, 韓증시 체질도 바꾼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의 상장 추진 소식이 증권가를 강타했다. 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가 증시 입성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증권가는 또 한 번 환호했다. 증시는 물론 기업공개(IPO) 시장 전반에 이른바 '삼성효과'가 나타날 것 이란 기대감에서다.

◇단기적으로 관련株 호재…KCC·삼성카드 등 주가↑=지난달 8일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삼성SDS에 이어 3일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 전문가들은 '호재'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단기적으로 '상장 이슈'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연관된 기업의 주가를 견인하는 재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8일 삼성SDS 상장 추진 발표 이후 삼성그룹 주가는 요동을 쳤다. 당시 수혜주로 부각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을 비롯해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다.

이날도 삼성에버랜드와 지분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의 주가도 출렁였다. 에버랜드 주식 17%(42만5000주)를 보유중인 2대 주주 KCC (324,000원 ▲2,000 +0.62%)는 10%대 급등했고 삼성카드 (39,850원 ▼200 -0.50%)(5%·12만4999주), 삼성SDI (417,000원 ▲5,500 +1.34%)(4%·10만주), 제일모직 (0원 %)(4%·10만주),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1.48%·3만6997주) 등이 올랐다. 삼성전기 (159,700원 ▲1,300 +0.82%)(4%·10만주)만 소폭 하락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 상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가치를 현실화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들고 있는 KCC,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카드 등의 주가가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KCC, 삼성카드,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등의 지분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며 "그룹 내에서 중요한 위상을 점하면서 지배지분이 낮은 기업들에 대한 경영권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정책', 'M&A' 수혜 기대감도=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성향 증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전개가 예상되면서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도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체질이 변화되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기업의 이익성장세가 약한 상황에서 코스피는 박스권을 맴돌았다"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있는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이 증가하는 등의 과정이 일어나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이것이 결국 국내 증시의 체질을 변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기업들이 배당성향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매력도 높아져 코스피지수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상장 후 전개될 M&A(인수합병)에대한 기대감도 다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상 에버랜드가 정점에 위치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 및 삼성물산에 대한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M&A 작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에버랜드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19.2%)을 처분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에버랜드가 향후 삼성전자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 여파로 다른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 팀장은 "삼성을 시발점으로 현대차, 한화, 롯데, 한솔, 태광 등 대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잇따른 정리 작업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삼성에버랜드-SDS 상장, 韓증시 체질도 바꾼다
◇얼어붙은 IPO 시장에도 '단비'=한국거래소는 대어급 삼성 계열사의 잇따른 상장 추진이 IPO시장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며 지지부진함을 이어간 탓에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의 수는 2010년 22개에서 2011년 16개, 2012년 7개, 2013년 3개로 급격히 줄었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과 연내 상장을 계획 중인 곳은 삼성에버랜드를 포함해 총 5곳.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시총 규모는 이미 상장을 했거나 예정된 기업의 시총 규모를 크게 웃돈다. 시장에서는 삼성 SDS와 에버랜드의 시총을 각각 10조원, 7조~8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부 부장은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IPO시장은 물론 증시 전반에 활력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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