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에버랜드 상장 콩고물은 증시에 호재"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4.06.0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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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상장] M&A 작업 불가피 "삼성물산 호재"

증권가 "삼성에버랜드 상장 콩고물은 증시에 호재"


삼성에버랜드가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증권가를 강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나오는 '콩고물'이 결과적으로 증시에 활력제가 돼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에버랜드의 상장 추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여러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삼성에버랜드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은 지금까지의 증권가 컨센서스와는 다른 시나리오"라며 "시장은 비상장 자회사 이슈 등으로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봐왔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상장보다는 삼성생명이나 삼성전자 중심의 지주사 체제를 예상했다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삼성SDS 상장만으로는 상속세 납부가 어려운 삼성그룹 3세들이 삼성에버랜드까지 상장해 상속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이번 상장 추진으로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홀딩컴퍼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도 "지난번 삼성SDS 상장만으로 지배구조를 만드는 실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솔직히 에버랜드 연내 상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총 규모 7조원 이상으로 점쳐지는 대어급 기업의 상장 추진은 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시총 비중이 큰 삼성그룹 기업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 전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그룹 17개 상장사가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62%에 달한다.

에버랜드와 지분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의 주가는 이날 크게 출렁였다. 에버랜드 주식 17%(42만5000주)를 보유중인 2대 주주 KCC (322,000원 ▲10,000 +3.21%)는 8%대 급등했고 주요 주주인 삼성카드 (40,050원 ▲100 +0.25%)(5%·12만4999주), 삼성전기 (158,400원 ▲3,800 +2.46%)(4%·10만주), 삼성SDI (411,500원 ▼12,500 -2.95%)(4%·10만주), 제일모직 (0원 %)(4%·10만주),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1.48%·3만6997주) 등이 일제히 오름세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단기적으로도 중국 경제지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피 지수 상승에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강현철 팀장도 "삼성그룹 구조개편 이슈로 5월 중순부터 증시가 긍정적으로 반응해 왔다"며 "이번 상장 추진은 시장 센티먼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 상장 후 전개될 M&A(인수합병) 작업도 관련 기업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상 에버랜드가 정점에 위치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및 삼성물산에 대한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M&A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것.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에버랜드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19.2%)을 처분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에버랜드가 향후 삼성전자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호재로 인식되는 대목이다.

이른바 '삼성효과'로 다른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강 팀장은 "삼성을 시발점으로 현대차, 한화, 롯데, 한솔, 태광 등 대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잇따른 정리 작업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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