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도 '한남더힐' 대형사고 낼 뻔했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4.06.0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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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더힐 전경. / 머니투데이 DB한남더힐 전경. / 머니투데이 DB


국내 10위권내 감정평가법인들이 지난해 같은 물건에 대해 최고 3배 가량 차이나는 감정가를 내놓는 '대형사고'를 낸 데 대해 국토교통부는 초기 상황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 복수 타당성조사로 인해 '대형사고'를 낼 뻔 했다.

국토부는 이번 '한남더힐' 감정평가와 관련, 지난해 12월31일 한국감정원에 타당성조사를 위탁했다. 앞서 한국감정평가협회는 11월12일 세입자들로부터 관련 민원접수를 받고 타당성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이 시기 이미 '한남더힐' 감정평가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타당성조사에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늑장을 부린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금액이 큰 분양전환 협상 시기라는 점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심한 반발이 우려됐다"며 "1차 분양이 끝난 후 타당성조사를 할 방침이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감정원과 감정평가협회가 같은 사안으로 동시에 타당성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감정평가협회는 감정원의 타당성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해 현재 조사 진행을 보류한 상태다.



국토부는 이번 타당성조사에서 이례적으로 적정가격 범위를 제시했다. 당초 '한남더힐' 타당성조사에 들어가면서 감정가액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입장을 바꾼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타당성조사는 분양가가 적법하게 감정됐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라며 "타당성조사를 하더라도 감정평가액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6개월 후 타당성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토부는 '한남더힐' 분양전환 적정가격 범위를 제시했다.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타당성조사에서 적정가격을 통보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4개 법인이 모두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서 적정가격에 대해 검토했고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적정가격을) 제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감정평가업계는 감정원이 이번 타당성조사에서 적정가를 제시한 것과 관련, 조사범위에서 벗어난 행위라는 반응이다. 감정원의 적정가 제시로 시행사와 세입자는 물론 이미 분양을 받은 계약자들까지 혼란에 빠지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당성조사는 감정평가 절차 등에 대해 위법과 부당 여부를 밝히는 것"이라며 "감정평가액을 제시하는 것은 감정평가 고유 행위임에도 타당성조사를 맡은 감정원이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꼬집었다.

결론적으로 국토부가 감정원을 통해 제시할 것은 적정가격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에 대한 개선방안이란 지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분양전환 방법과 관련해 공영임대는 명확한데 반해 민간임대에 대한 규정은 없어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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