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송파 버스 사고, 급발진 등 기계적 결함 없어"

뉴스1 제공 2014.05.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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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고는 졸음운전, 2차 사고는 운전자 부주의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지난 3월19일 오후 11시43분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송파구청 사거리 인근에서 달리던 시내버스가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서있던 다른 시내버스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 News1   정회성 기자지난 3월19일 오후 11시43분께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송파구청 사거리 인근에서 달리던 시내버스가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서있던 다른 시내버스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 News1 정회성 기자


지난 3월 19명의 사상자를 낸 송파버스 사고 원인을 수사해 온 경찰은 사고 버스에서 급발진 등의 기계적 결함은 없었다고 최종 결론 지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송파버스 1차 사고는 운전자의 졸음 운전에 의해, 2차 사고는 제동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등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운전사들의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A운수 상무 조모(54)씨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다만 운전사 염모(59)씨가 사고로 인해 사망함에 따라 염씨의 경우에는 '공소권 없음'으로 내사 종결한다.

경찰에 따르면 3월19일 오후 11시42분쯤 송파구청 사거리에서의 1차 사고는 염씨의 졸음 운전으로 인해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발생 전인 오후 3시35분~오후 5시28분 동안 염씨의 졸음운전 징후는 5회였다. 그러나 사고 직전인 오후 9시56분~오후 11시41분 동안 졸음운전 징후는 34회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제동장치인 리타더 브레이크 사용은 81회에서 20회로, 사이드브레이크 사용은 32회에서 6회로 감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염씨는 사고 3일 전 서울 시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42.195㎞를 4시간 35분만에 완주했다. 이후 이틀에 걸쳐 오전 근무를 해오다 사고 당일에는 동료의 부탁에 의해 오전근무를 마친 뒤 20분만에 오후 근무에 투입되는 등 18시간 가량을 운전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염씨는 사고 충격으로 인해 복장뼈가 골절되고 팔머리 동맥 등이 파열돼 이로 인한 흉강 내 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성분과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송파경찰서 제공) © News1(송파경찰서 제공) © News1
경찰은 1차 사고 후 69초 후 발생한 2차 사고 원인은 1차 사고로 인한 당혹감으로 인해 염씨가 제동장치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염씨가 제동장치 등을 사용했더라면 2차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등 4개 기관과 차량 결함 요인 등에 대해 8차례에 걸쳐 분석했다.

특히 사고가 난 3318번 버스에서 회수한 ▲ECU(엔진제어장치) ▲TCU(기어변속장치) ▲가속페달 ▲브레이크 장치 ▲에어스위치 ▲제동 등 부품을 동일한 차종에 장착해 주행, 해당 차량의 운전 기록과 사고 차량의 운전 기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고 차량에서 급발진이나 기계적 결함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1차 사고 이후 22km/h 속도로 1138m를 69초 동안 운전하는 동안 염씨의 제동은 잠실사거리에서 우회전 한 뒤 0.3초간 풋브레이크를 밟은 것이 전부다. 경찰은 풋브레이크 제동 실험 결과 0.3초간의 제동 조치는 3~5km/h의 감속 효과만이 있을 뿐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급격한 우회전으로 인해 차량이 쏠리면서 순간적으로 염씨의 발이 브레이크에 닿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풋브레이크는 물론이고 보조제동장치인 리타더와 사이드브레이크 역시 염씨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이 동일 차종으로 사고 재현 실험을 진행한 결과 60km로 주행하던 버스에 주차브레이크를 작동하자 6.4초만에 5km로 차량의 주행 속도가 감소했다.

앞서 지난 3월 19일 밤 11시42분쯤 염씨가 몰던 3318번 시내버스가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택시 3대를 연속으로 들이받은 뒤 송파구청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와 승용차 4대를 잇달아 치고 이어 30-1번 노선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염씨와 노선버스에 타고 있던 이모(19)군 등 3명이 숨졌다. 이군과 함께 30-1번 버스에 타고 있다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장모(19)양은 숨지면서 '장기기증'으로 새 새명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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