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엔터만상]'BCM, 축제가 먼저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4.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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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엔터만상]'BCM, 축제가 먼저다'


‘팔레 데 페스티벌’. 프랑스 칸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 중 하나다. 최근 세계 3대 영화제중 하나인 ‘칸 영화제’가 열리면서 메인상영관인 이곳의 이름이 신문지상에 자주 등장한다.

매년 10월이면 이 곳에서 세계 최대 영상마켓 'MIPCOM'이 열리고, 전세계에서 각종 방송 콘텐츠를 사고 팔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아름다운 지중해가 주변을 감싸고 있는 행사장과, 전세계 참가업체들이 개성을 살려 마련한 각종 행사들이 어울어지면서 MIPCOM은 단순한 마켓을 넘어 축제 한마당이 된다.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선 한국판 MIPCOM인 '부산콘텐츠영상마켓'(BCM)이 열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BCM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와 함께 국내 최대 영상 마켓 중 하나로 꼽힌다. 해외 유명 휴양도시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항도 부산에서 열리는 등 장점이 많아 짧은 역사에도 대표적인 콘텐츠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총 45개국에서 509개 업체가 256개의 부스를 마련했다. 사흘간 진행된 행사에 1300여명의 바이어·셀러들이 몰렸고, 거래실적은 7830만달러에 달했다. 그동안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중소제작사의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해외에 판매되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고무적이었다.
'MIPCOM'(위)과 BCM 행사장 입구 전경'MIPCOM'(위)과 BCM 행사장 입구 전경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해를 거듭하며 행사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단순한 비즈니스 행사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MIPCOM 등 해외 유명 영상마켓의 경우 행사장 입구부터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관계자가 아닌 사람도 기꺼이 입장료를 내고 참가하고 싶고, 올해 참가자가 내년에 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마켓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콘텐츠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는 셈이다.



물론 세계적인 MIPCOM과 이제 8년된 BCM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한류'라는 확실한 콘텐츠 인프라와 해운대라는 훌륭한 시설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BCM도 충분히 세계적인 영상 마켓으로 성장해갈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BCM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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