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성서울병원과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3층 심장외과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이 회장은 지난 19일 저녁 일반병동의 20층 VIP실로 이동했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 의료진과 삼성그룹 측은 "지난 일요일(18일) 설명 드린대로, 이건희 회장은 모든 검사결과가 매우 안정적이고 상태가 많이 호전돼 일반병실로 어제(19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환자실은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 상태가 위중한 환자 등을 치료하기 위한 공간이다. 24시간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관리하며 각종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중환자들이 모여 있어 외부인의 면회 또한 제한된다. 일반 병실의 경우 면회가 자유롭고 대개 오전 시간을 이용해 의료진이 회진을 돌며 환자 상태 변화 등을 체크한다.
이 회장의 경우 스텐트 시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9일 만에 일반병실로 이동했다. 일반 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다소 느리지만 증상이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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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는 "병원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을 일으켰고 전문 의료진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았던 것이 환자 예후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저체온 치료는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했겠지만 일반적인 진정치료라면 굳이 중증 환자들이 많은 중환자실에서 받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환자가 심장마비 증상을 일으킨 후 치료 경과가 좋아 다른 건강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남은 관건은 의식 회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0일 심근경색을 일으켜 자택 부근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11일 오전에는 심혈관을 넓혀 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12일 오전에는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달았던 인공심폐기인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 장치)를 떼내고 자가 호흡에 들어갔다. 또 이 회장은 11일 심장스텐트 시술 직후부터 13일 오후까지는 약 60시간에 걸쳐 저체온치료를 받았다. 급성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 후 올 수 있는 뇌 손상을 줄이기 위해 환자의 체온을 일시적으로 내리는 치료법이다.
이후로는 진정치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진정치료는 환자에게 진정제를 투여해 일정 기간 수면 상태에 있게 하는 치료법이다.
이 회장의 의식 회복이 늦어지면서 이 회장이 위독한 상태라는 소문도 돌았지만 이 회장의 나이와 호흡기 지병을 감안해 최대한 천천히 안정적으로 회복시키고 있다는 게 병원 의료진의 설명이다.
한편 이 회장의 간호는 아내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맡고 있다.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78,400원 ▼500 -0.63%)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도 회사와 병원을 수시로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