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에서 받은 '갑티슈', 누가 계산하지?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4.05.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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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유니트 3개인 지방의 모델하우스 운영비 '53억원'

모델하우스에서 받은 '갑티슈', 누가 계산하지?


#화창한 봄날 점심시간, 중구 다동 길을 걷던 권모씨는 뜻밖의 '공짜' 상품들을 두 손 가득 받았다. 5월 분양 예정인 마곡나루역 오피스텔을 홍보하기 위해 나눠준 갑티슈와 물티슈였다. 종로구 청진동에도 용산 복합주거단지 5월 분양 홍보 부스가 있었지만 인적사항을 기재한 사람들에게만 갑티슈를 나눠줬다.

분양마케팅이 한창이다. 하지만 모든 분양단지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공짜'기념품을 마구 뿌려대지는 않는다. 분양시장의 마케팅전략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있을까.



분양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마케팅 비용은 분양가격과 직결된다. '공짜'로 뿌려지는 갑티슈 하나, 받자마자 휴지통으로 버려지는 리플렛 한장도 모두 일반분양 가격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연휴에도 개방하는 모델하우스 운영비용 역시 분양가에 들어간다.

분양 관계자는 "사실 갑티슈와 리플렛 등의 비용은 크게 들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그 비용 역시 분양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분양이 빠르게 안될 거라고 예상될 경우 기념품도 많이 제작하고 광고, 이벤트도 다양하게 한다"고 밝혔다.



분양이 늦어지면 금융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마케팅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분양을 촉진하는 것이 낫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파트 또는 오피스텔을 분양하기 위해 제작하는 모델하우스 비용은 얼마일까. 대형건설사를 대상으로 알아본 결과 모델하우스 유니트 제작비는 공급면적기준 3.3㎡당 1000만원 정도로 전용84㎡(공급 115㎡)의 경우 3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지방의 경우 비용은 두배 정도 더 든다. 서울에선 상설전시관을 이용할 수 있지만 지방은 부지를 빌려 모델하우스를 새로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A건설업체 관계자는 "3개 유니트를 만들 경우 상설전시관 내에 조성하면 9억원 정도 들지만 외부에 새로 조성할 경우에는 15억~17억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지역과 단지,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모델하우스 운영비도 적지 않다. A업체에 따르면 상설전시관에 유니트 2개를 조성한 모델하우스의 경우 운영비는 7억원이 편성됐고, 지방에 유니트 3개를 조성한 곳은 12억원이 책정됐다.

상설전시관 또는 부지 임차료는 9억원 내외이며, 광고·브로슈어·갑티슈·이벤트 등 광고선전비(마케팅비용)는 15억원 정도 들었다.

이를테면 지방에 부지를 빌려 유니트 3개가 있는 모델하우스를 열고 3개월간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53억원에 달했다.

분양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를 만들고,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모으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분양가격에 포함되다 보니 요즘처럼 '착한' 분양가를 내세워야 하는 시기엔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며 "분양을 받으려면 화려한 이벤트를 하는 곳보다는 타겟마케팅을 하는 곳에 관심을 갖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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