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폭발의 시대, 빅데이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이지현 기자, 진경진 기자 2014.04.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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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플러그인앤토크 '빅데이터 활용의 확산'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기조연설을 마친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알렉세이 아그레체브 리테일넥스트 공동설립자, 로버트 라우 스플렁크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아담 웰시 오파워 아시아태평양 총괄, 잘마 닐소네 와티 설립자 및 CEO, 루카스 메릴 브라운 레드아울 애널리틱스 수석 데이터 분석가 /사진=이동훈 기자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기조연설을 마친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알렉세이 아그레체브 리테일넥스트 공동설립자, 로버트 라우 스플렁크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아담 웰시 오파워 아시아태평양 총괄, 잘마 닐소네 와티 설립자 및 CEO, 루카스 메릴 브라운 레드아울 애널리틱스 수석 데이터 분석가 /사진=이동훈 기자


"우리는 데이터 폭발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빅데이터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2014 키플랫폼' 에 참석해 빅데이터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빅데이터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동소이했다. 폭발하는 데이터와 함께 엄청난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사업적으로 성공시키는 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전략이 '2014 키플랫폼'에서 공개됐다.

◇빅데이터, 유통·에너지 등 산업 속으로=알렉세이 아그레체브 리테일넥스트 설립자는 이날 '플러그인&토크'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리테일넥스트는 처음부터 기술회사가 아니라 유통회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빅데이터와 결합된 산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2007년 미국에서 설립된 리테일넥스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통매장의 각종 고객정보를 제공해준다.



알렉세이 아그레체브 리테일넥스트 공동설립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마케팅 빅데이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알렉세이 아그레체브 리테일넥스트 공동설립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마케팅 빅데이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예컨대 특정 성별의 고객이 유통매장에서 어떤 공간을 선호하는지 등을 분석해 유통매장 관리자에게 제공한다. 관련정보는 CCTV나 와이파이를 통해 수집한다. 정보수집과 분석 등 기술적인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리테일넥스트는 창업초기 고용한 20명의 직원 중 절반을 유통 담당 직원으로 채웠다. 유통과 연계된 빅데이터 사업 과정에서 유통 전문가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아그레체브 설립자는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데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아이디어를 모방하기 쉽지 않다"며 "리테일넥스트가 유통 분야에 맞춘 빅데이터 모델을 만든 것처럼 독자적인 모델을 만든다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와 관련된 빅데이터에 특화된 곳도 있다. 미국의 에너지 분석 전문회사인 오파워가 대표적이다. 오파워는 기본적인 에너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택규모나 날씨 등의 데이터를 통합해 종합적인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말 그대로 '에너지 절감 솔루션'이다. 오파워는 현재 3200만 가구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아담 웰시 오파워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오파워의 목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에너지의 공급만 생각하면서 어떻게 공급량을 늘릴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지만 오파워는 에너지 용량 자체를 극복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와티 역시 에너지절감 솔루션을 제공하는 빅데이터 업체다. 와티는 손바닥 크기의 작은 제품을 건물에 설치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방법을 만들어낸다. 잘마 닐소네 와티 설립자는 "전력회사는 사용자들의 수요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로 에너지를 공급한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이 모든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에너지 빅데이터 기업들에 대한 청중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20~30대 젊고 실력 있는 전문가 모임인 '센스&서스테이너빌리티' 소속의 데이비드 임버트 발리 깔레보 지속가능성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기업은 에너지 효율이 확산되면 판매 실적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과연 에너지 효율을 위해 노력하겠느냐"며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웰시 총괄은 "전력회사가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 전력을 판매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시장의 경우에는 에너지 효율을 통해 고객의 비용을 줄여주는 대신 더 많은 고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닐소네 설립자 역시 "내가 사용하는 에너지 데이터를 확인하고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변화된 점은 가장 큰 변화다"며 "에너지를 절감하고 싶은 고객이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방법을 모르는 고객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라우 스플렁크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전시관리시스템의 진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로버트 라우 스플렁크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전시관리시스템의 진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이들 회사와 달리 독특한 전략을 구사하는 곳도 있다. 2006년 미국에서 창업된 스플렁크의 사례다. 스플렁크는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하면서 여러 빅데이터 분야에 진출했다. 스플렁크는 현재 90개국 7000여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다양한 차량 정보를 다루는 중고차 업체의 웹사이트 구축, 피자업체의 고객 이용패턴 분석, 보안 등 스플렁크의 진출 분야는 다양하다.

로버트 라우 스플렁크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스플렁크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진출 분야의 수직적 통합을 배제하고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한 것"이라며 "분야와 상관없이 기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모든 사람이 용이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상장 사례로 꼽히는 스플렁크이기에 가능한 모델이다.

◇"가장 유망한 빅데이터 분야는 의료정보" =이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야는 다양하지만, "향후 가장 유망한 빅데이터 분야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의료정보가 가장 유망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꼽았다. 의료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한계가 있겠지만 활용범위나 상용화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다는 이유에서다.

아그레체브 설립자는 "기술적으로 개인의 의료정보와 건강정보도 추적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각종 장치를 몸에 부착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빅데이터와 관련해 이 분야의 기회가 가장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웰시 총괄도 "지금까지 빅데이터의 생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던 의료 정보가 가장 유망할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통해 건강과 의료 부분에서도 장기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닐소네 설립자 역시 "빅데이터 분야에서 앞으로 사회를 완전히 변화시킬 분야는 바이오와 에너지"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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