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 대안 '스마트베타 ETF' 주목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4.04.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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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수익률 코스피200추종 ETF 대비 우수

 시장 대비 +α(플러스알파)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스마트베타 ETF(상장지수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등 특정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전략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워진 탓이다. 스마트베타 ETF는 전통적 시가총액가중 방식의 지수 구성과 달리 기업의 내재가치, 배당수익률, 변동성 등 비가격적 요소를 가중치로 활용해 지수를 구성한다.

박스권 장세 대안 '스마트베타 ETF' 주목


◇스마트베타 ETF, 2년 수익률 시총가중 방식보다 '월등'=국내증시가 최근 2년여간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동안 스마트베타 ETF의 수익률은 두각을 나타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4일 기준 'KODEX200 ETF' 등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9개 ETF의 최근 2년 수익률은 1~2%대로 집계됐다.



 반면 스마트베타 ETF 가운데 배당수익률을 가중치로 활용한 'KOSEF 고배당 ETF'는 최근 2년간 8.07%의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KINDEX밸류대형 ETF' 'KOSEF 펀더멘탈 대형 ETF' 'TREX 펀더멘탈 200 ETF'도 2~4%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ETF는 순자산, 매출, 현금흐름 등 기업의 내재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들을 종합해 편입비중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치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수 구성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담는 동일가중 방식 ETF도 수익률이 양호했다. 동일가중 방식 ETF는 시가총액가중 방식에 비해 중소형주 비중이 더 높은 점이 특징이다. 'ARIRANG KOSPI100 동일비중 ETF'와 'ARIRANG KRX100 동일비중 ETF'는 최근 2년간 각각 4.19%와 4.67%의 수익을 냈다.



 최근에는 변동성이 낮은 종목들의 편입비중을 높인 'TIGER 로우볼 ETF'와 '파워고배당저변동성 ETF'가 출시돼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TIGER 로우볼 ETF'는 지난해 6월에 출시된 후 10.17%, '파워고배당저변동성 ETF'는 올해 2월에 출시된 이뒤 3.4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전략운용팀 차장은 "내재가치가중 방식 ETF나 동일가중 방식 ETF 등은 중소형주 비중이 높아 중소형주 장세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스마트베타 ETF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자산배분 전략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스마트베타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투자비용이 저렴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주식형펀드의 총보수가 평균 1.40%인 데 반해 스마트베타 ETF는 총보수가 대부분 0.5% 이하다. 다만 이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총보수 0.1~0.3%에 비해서는 높다.


◇국내 스마트베타 ETF 시장 아직 '미미' =스마트베타 ETF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국내시장에서 투자할 만한 상품은 아직 많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전세계 스마트베타 ETF의 순자산 규모는 1560억달러(162조177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ETP(ETF+ETN)시장 2조4500억달러(2540조원)의 6% 수준이다. 지난해에만 430억달러(44조7027억원)가 유입되는 등 스마트베타 ETF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스마트베타 ETF는 자사주 매입, 최근 부상한 기업, IPO(기업공개) 등 테마가 다양하다. 오는 6월에는 워런 버핏 등 투자의 귀재 21인의 포트폴리오를 추적해 복제하는 ETF도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제로인이 분류한 국내 스마트베타 ETF는 13개로 순자산 규모는 2828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ETF시장 18조1348억원의 1.5%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많은 종목과 지수가 상장된 미국증시에 비해 국내증시는 스마트베타 전략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나온 전략 외에 스마트베타 ETF의 취지에 맞게 안정적이면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더 찾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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