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0개 혁신기업', 그들의 비밀은 어떻게 밝혀졌나?

머니투데이 키플랫폼 기획취재팀 2014.04.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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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글로벌 100개 혁신기업', 그들의 비밀은 어떻게 밝혀졌나?


"한국경제의 성장판이 마지막으로 열려있을 앞으로 5년. 한국 기업들이 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모델은 어디에 있을까?"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미디어 주최 '2014 키플랫폼' 총회에서 발표된 '글로벌 100개 혁신기업의 비밀'을 주제로 한 보고서는 이런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고민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6월 머니투데이 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3 키플랫폼'이 끝난 직후였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머니투데이 키플랫폼 기획취재팀은 수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수출의존도가 높고 △제조업의 비중이 크면서 △중소기업이 취약한 한국경제에 꼭 맞는 혁신 모델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각계의 조언을 토대로 머니투데이가 가장 먼저 선택한 곳은 '독일'이었습니다. '늙어가는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 끊임없는 혁신을 바탕으로 수출 제조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대기업 못지않게 중견·중소기업들이 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다만 독일의 특수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기획취재팀은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독일 주변국가들 뿐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까지 취재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국가들에서 대표적인 혁신기업 100곳을 선정, 직접 찾아가 혁신의 경험과 방법들을 전해 듣기로 했습니다. '2014 키플랫폼'을 위한 9개월 간의 대장정은 그렇게 출발했습니다.

◇ 연구 파트너십, 그리고 밸류스틱


"적어도 수박 겉핥기식의 취재는 하지 않겠다". 지난해 7월 글로벌 100개 혁신기업에 대한 취재 준비를 본격 시작하면서 기획취재팀은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기존의 보도나 연구를 뛰어넘는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분석을 위해 기획취재팀은 이른바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독일 주요 중견·중소기업들에 대한 풍부한 연구 경험을 가진 IBK경제연구소와 공동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수출입은행과 코트라에도 도움을 청했습니다. 특히 독일 기업에 가장 정통한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지난해 8월 IBK경제연구소와 함께 독일 취재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독일기업인 지멘스의 김종갑 한국지사 회장에게도 자문을 구했습니다. 독일 등 해외 기업들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해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인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도 만나 도움도 받았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산업연구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갖춘 산업연구원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혁신기업들을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도 심도있게 분석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의 역자인 유효상 숙명여대 교수에게도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머니투데이 키플랫폼 기획취재팀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9개월에 걸쳐 글로벌 100개 혁신기업들에 대한 현지 취재와 함께 주요 연구기관들과의 공동연구 등을 수행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혁신기업들을 상대로 한 공통 질문지를 완성했습니다. 공통 질문지에는 △창업 및 성장 과정 △사업 선택 기준 △시장개척 전략 △핵심역량 △조직문화 △경영 비전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기획취재팀은 취재 대상 기업들의 혁신전략을 분석할 프레임으로 세계 5대 경영대학원 가운데 하나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Columbia Business School)에서 독자적으로 사용해온 '밸류스틱'을 선택했습니다.

수직선 하나와 △가격 △비용 △'지불 용의 최고가격'(WTP·Willingness to pay) △'납품 용의 최저가격'(WTS·Willingness to supply) 등 4개의 수평선 만으로 이뤄진 '밸류스틱'은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지극한 단순한 그림 하나로 설명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 100개의 글로벌 혁신 아이콘들

지난해 10월 비로소 기자 8명과 데스크 2명으로 구성된 기획취재팀의 해외 취재가 본격 시작됐습니다. 11월까지 6명의 기자가 독일과 스위스로 향했습니다. 각자 약 보름씩 독일과 스위스에 머물며 그동안 한국 언론에서 전혀 소개되지 않았던 현지 혁신기업들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최강자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로 과감히 변신한 SAP, 창의적 디자인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장에서 독자적 지위를 구축한 LED리니어 등이 독일에서 만난 기업들입니다.

독일, 스위스에서의 1차 취재 결과를 놓고 기획취재팀은 12월 산업연구원, IBK경제연구소 등과 다시 머리를 맞댔습니다. 이를 통해 당초 가설과 취재 대상을 재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인터넷 혁신기업들도 취재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습니다.

이어 지난 1∼2월 미국,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일본, 중국 등을 대상으로 2차 해외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게임을 통해 아이들의 성적을 20%나 끌어올린 미국 교육용 게임업체 '게임데스크', 장애인들을 위한 '안경형 원격조종기'를 개발한 스웨덴 기업 페니, 다른 중소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봅슬레이' 등 틈새시장을 공략한 일본의 머티리얼 등이 기획취재팀이 직접 만난 곳들입니다.

그렇게 머니투데이가 직접 만난 혁신기업들이 독일(44개), 스웨덴(14개), 미국(12개), 일본(11개), 네덜란드(8개), 중국(6개), 영국(4개), 스위스(1개) 등 8개국의 100개 기업이었습니다.

3월에는 해외 취재를 통해 만난 글로벌 100개 혁신기업들의 공통된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문화 등의 특성을 뽑아내는 심층 분석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또 이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특수한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혁신 전략들을 추려내기 위한 연구도 함께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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