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존자가 촬영한 침몰 당시 세월호 내부 모습.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다.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세월호 생존자들은 입을 모아 선실 내부에서 "위험하니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반복해서 나왔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발견된 사망자들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발견됐다. 선실 내 머무르지 않고 배가 가라앉기 전 바다로 뛰어들었다면 구조선이 올 때까지 버텼을 가능성도 높았던 셈이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공개한 세월호와 진도 교통관제센터의 교신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 선원들은 5층 맨 앞쪽에 있는 조종실(브리지)에 모여 있었다.
5층은 배의 꼭대기층일 뿐 아니라 객실마다 별도로 출입문이 있어 3, 4층에 비해 탈출이 쉽다. 5층 선장실에서 자고 있던 이준석 선장도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 조종실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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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측은 "선원들도 브리지에 모여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빨리 와주시기 바랍니다"고 9시17분 진도 교통관제센터(VTS)에 말했다. 진도VTS와 교신한 선원은 세월호의 선임급 항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4분 뒤인 9시21분 이 항해사는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습니까? 오는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해경이 오는 데에 얼마나 걸리겠습니까?"라고 3차례나 물었다.
진도VTS에서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세요", "방송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 바랍니다"라고 해도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습니까?"라며 구조대가 오는지 여부에만 관심을 보였다.
9시26분 진도VTS가 "경비정이 10분 이내 도착할 겁니다"라고 세월호 측에 전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브리지에 있던 선장 이씨와 항해사, 조타수 등 8명과 기관장, 기관사 등 선원직 15명은 오전 10시쯤 해경 구조보트에 탑승해 모두 구조됐다. 방송국 카메라에 포착된 이씨는 남방에 니트를 걸치고 있었으며 옷은 젖어있지 않았다.
선내 사무직 직원들이 모두 사망하고, 안산단원고 학생들과 교사 대부분이 실종자로 남아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선장은 "나도 (엉덩이가) 많이 아파서 뛰쳐나왔다. 때마침 구조선이 눈앞에 도착했고 구조대원들이 '배에 타라'고 해서 그 말대로 했을 뿐이지 승객들을 내팽개친 것은 아니다"라고 납득이 가지 않는 해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