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에 中企도 "입조심, 행동조심"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4.04.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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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홍보성 될라" 의견제시 입조심..여행사 "여행 취소 이유불문 응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도 행여 오해를 살만한 일들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초유의 국가재난 상황으로 번진 만큼 국민들의 감정이 극도로 민감한 터라 자칫 도움을 주기 위한 언행들이 회사의 홍보로 오해돼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이름은 절대 거론하면 안됩니다"=세월호의 사고 원인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 오른 가운데 한 통신장비 업체는 세월호에 탑재된 기기에 대해 조심스런 의견을 내놨다. 세월호의 인양작업이 본격화되지 않아 어떤 기기들이 탑재돼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세월호의 규모로 볼 때 주변 장애물 식별이 가능한 장비 정도는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세월호가 인천과 제주도를 오가는 국내 여객선이라는 점에서 관련법규에 따라 ECDIS(전자해도정보시스템)와 같은 고사양기기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예단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만일 기기의 문제라고 한다면 전문 제조업체로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데 자칫 도움을 주려고 한 말이 회사 제품의 홍보로 오해 받을 수 있어 취재의뢰가 오더라도 말을 자제하거나 회사 이름은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은 최근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법규정 문제를 지적한 자료를 배포했지만, 곧바로 관련내용에 대해 참고만 해줄 것을 당부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 업체는 "선박관련 기업들이 많지 않다보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배포한 자료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참고 수준으로만 활용해 주기를 거듭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 크루즈여행 잇따라 취소.."지금은 애도할 때"=중소 여행사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내달 예정돼 있는 크루즈여행 취소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하소연보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여행에 한정돼 있는 중소 여행사의 경우 예약 취소로 인한 손해가 적지 않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회사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 중소 여행사 관계자는 "내달 예정돼 있는 크루즈여행 2건이 취소됐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취소 문의에 적극적으로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 여행사 관계자는 "과거 예능프로그램에서 크루즈 여행이 소개되면서 사고 직전까지 여행 문의가 쇄도했었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인해 크루즈 여행의 안전성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취소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딱히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사 모델을 활용한 제품 홍보 행사를 취소하는 기업들도 적지않다. 배우 조인성이 모델로 활동하는 위닉스의 경우 최근 제품 홍보 행사에 조인성을 초대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와 맞물려 조씨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조용히 행사를 마쳤다. 위닉스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로 조인성씨가 불참의사를 밝혔고, 회사 측도 행사 자체를 취소하려 했으나 이미 진행이 약속돼 있던 터라 제품 행사만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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