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역부국 부상, 기록 남기고 싶었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4.04.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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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문으로 70년대 이후 韓 무역사 정리한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한국이 수출 연 10억달러대의 개발도상국에서 세계 8위의 중견 무역국가로 부상한 기간의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부 통상협상 대표이자 산업정책 책임자로 지난 40년 통상 한 길을 달려온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의 말이다. 교수와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1973년, 상공부 과장 특채로 공직에 입문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20년만에 장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두 권의 책으로 풀어냈다. 국문 서적 '통상을 넘어 번영으로 : 경제발전과 한국의 통상', 그리고 영문 서적 '변화의 무역풍 : 세계무역속의 한국(Trade Winds of Change-Korea in World Trade)'이다.

김 전 장관은 국문본을 통해 한국이 주요 통상국가로 발돋움한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다. 상공부 1차관보로 재직했던 198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30년 간 주요 연설과 강연, 대담 등도 정리해 담았다.

영문본은 해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통상정책을 설명하는데 역점을 뒀다. 한국이 당면한 세계적 무역문제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이 활약했던 1980~90년대는 국제적으로 보호무역이 극에 달했던 시점이다. 다자간 무역협상이 화두로 떠오르는 시기이기도 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도 뜨거운 감자였다.

그는 미국과의 수퍼301조 우선협상국 지정협상을 진두지휘했다. 책을 통해 미국을 대상으로 우리 무역구조가 불공정무역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하는 한편, 국내서는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놓고 다른 부처들을 설득해야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그룹 의장 자리를 맡아 주도했다. 장관 재직 당시 결국 타결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매국노'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고 돌이켰다.


김 전 장관은 책을 통해 한국인 최초로 주요 국제기구인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했던 당시의 뒷 이야기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후 사무총장 대신 사무차장(1995~1999)으로 일하며 중국을 WTO에 가입시키는 등 적잖은 업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두 권의 책이 서로 다른 내용을 서술하고 있지만 같은 시대의 통상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다루는 만큼 한국의 통상정책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WTO 사무차장 이후 연세대와 세종대 교수, 세종연구원장, 세종대 총장을 지낸 후 현재 특허법률사무소 리인터내셔널 산하 무역투자연구원 이사장으로 여전히 통상 현장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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