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자는 커녕 탑승인원 숫자도 제때 파악 못해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기성훈 기자 2014.04.1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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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정부, 사고피해 집계오류로 '우왕좌왕'… 컨트롤타워 '구멍'

정부가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의 구조자 수와 탑승 인원을 발표하면서 재차 혼선을 빚자 사고대책 마련의 가장 기본인 현장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현장의 구조상황이 중앙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재난사고를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이날 오후 2시 4차 브리핑을 통해 구조자 수를 368명이라고 밝혔다. 전체 탑승인원 459명 중 368명이 구조됐다는 소식에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1시간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해양경찰청 측의 집계 오류가 있었다며 오후 3시 30분 이경옥 중대본 차장(안전행정부 제2차관)이 정정 브리핑을 했다.



이 차관은 "민간, 군, 해군이 동시 다발적으로 구조하다 보니 해양경찰 측의 정확한 숫자 집계에 착오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중대본은 정확한 그 때까지도 정확한 구조자수 현황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구조자 수는 미궁 속으로 빠졌고, 구조된 학생들의 명단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원성을 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원성을 샀다.

오후 6시 30분이 돼서야 중대본은 사망자가 3명, 실종은 292명, 구조된 인원은 164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애초에 발표됐던 368명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인원만 구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실종 인원은 당초 중간브리핑에서 발표된 100여명의 3배로 늘어났다.


중대본은 현장 구조 통계를 해경으로부터 받아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가 긴박한 현장에서 중복 집계된 수치를 걸러낼 방법이 없었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발표한 구조인원 숫자 뿐 아니라 전체 승선 인원수도 거듭 정정됐다. 당초 탑승자 476명 중 승객은 안산 단원고 325명을 포함해 452명, 승무원이 24명이라고 밝혔지만, 이
날 오후 6시 반 최종 발표된 탑승자수는 459명이다.

이에 대해 한 구조 전문가는 "민관이 총동원돼 구조를 하다보면 구조자 숫자가 일시적으로 잘못 집계될 수는 있지만 애초에 탑승한 승객 숫자도 재대로 파악을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탑승인원이 곧 전체 구조대상이기 때문에 현장대책을 세우는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중대본이 대규모 재난 발생 시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의 잘못된 발표로 혼란이 가중된 가운데 중대본과 해경이 책임을 떠넘기며 엇박자를 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경 관계자는 "중대본이 정확한 확인 없이 공식발표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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