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생존자들 "유리창 깨라고 소리 질렀는데…"

머니투데이 이슈팀 문해인 기자 2014.04.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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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생존자 임모군, 김모씨 YTN 인터뷰 종합

진도 해상에서 침몰된 여객선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진도 해상에서 침몰된 여객선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


16일 477명을 태운 여객선이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선박에서 구조된 생존자들이 긴박했던 사고 순간을 전했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8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도로 항해 중이던 여객선 세월호가 좌초돼 해경이 긴급 구조에 나섰다.



이 선박에는 승객과 선원 등 총 47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 324명과 교사 14명 등 338명도 포함돼 있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 기준 탑승객 477명 가운데 생존자는 368명, 사망자는 2명이다. 사망자는 승객 안내를 맡았던 선박 직원 20대 여성 박모씨와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정모군이다. 나머지 탑승객 107명에 대해서는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사고 순간 "큰 충격"…"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 나와"

사고 선박은 암초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산 단원고 학생 임모군(17)은 "큰 충격이 있었다"며 "배가 갑자기 흔들리고 친구들은 다 넘어지고 부딪치면서 피가 났다"고 YT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임군은 "배가 조금씩 계속 기울어졌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선박 측이 "이동하지 말고 자리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 승객들의 이동을 막았다는 탑승객의 주장도 나왔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사고 선박은 5개층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대부분 승객들은 1~4층에 있었다.


업무 차 제주로 향하던 탑승객 김모씨(남)는 "사고가 났을 때 회사(선박 측)가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계속 방송을 하며 사람들의 이동을 막았다"고 YTN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김씨는 "학생들이 소리 지르면서 '왜 이러냐'고 했지만 방송은 계속 '위험하지 않다', '움직이면 더 위험해지니까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고 계시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서 (처음엔) 움직이는 분들이 없었다"며 "(나중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위쪽으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 긴박했던 구조 순간… "바다에 뛰어들자마자 배에 물 차"

생존자들은 1분 1초가 긴박했던 구조 상황도 전했다. 임군은 "방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선생님들이 잠겨있던 문을 열어 수면과 1층이 안 되는 높이에서 뛰어내렸다"며 "제가 바다에 뛰어들고 나서 바로 배에 물이 차올랐다"고 전했다.

임군은 "안에 있는 사람들이 구명조끼를 던져줘서 입었고 물에 빠진 후 바로 보트에 타서 구조됐다"며 "나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임군은 "바닷물이 굉장히 차가워서 빨리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 허둥댄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객실 내 문을 열고 탈출한 임군과 달리 김씨는 선박의 출입구를 통해 탈출했다.

김씨는 "저는 (구조용) 밧줄에 묶여서 배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윗부분에 있었다"며 "배에 입구가 하나밖에 없었는데 물이 너무 빨리 차오르고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다 보니 사람들이 이동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가 구조되는 순간 이미 배에 물이 차오르고 있었는데 그때까지도 30명 정도는 배 안에 있었다"며 "사람들이 '유리창을 깨라'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깰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구조를 못 하고 빠져나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씨는 "유리창을 깨지 않고는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것 같다"고 덧붙여 선박에서 탈출하지 못한 탑승객들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진도 여객선 침몰 당시 모습 /사진=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진도 여객선 침몰 당시 모습 /사진=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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