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2조원 인수 '오큘러스' 유일한 해외지사 한국…이유는?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2014.04.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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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일 한국지사장 브랜드 이브리 대표와 인연…"한국은 오큘러스 VR에 중요한 시장"

서동일 오큘러스 VR 한국 지사장서동일 오큘러스 VR 한국 지사장


"한국은 소프트웨어 개발력, 디스플레이 기술 집약도, LTE 통신 집약도 등 오큘러스 VR이 발전해야 할 분야와 관련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향후 고해상도, 무선기반의 오큘러스 VR이 탄생하기 위해 중요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앤드류 김 이사)"

오큘러스 VR 한국지사는 15일 강남구 논현동에서 열린 '게임 넥스트 서밋 2014'에서 차기 개발자용 오큘러스 리프트 DK2를 공개했다. 이날 서동일 한국사업총괄이사 지사장은 PC기반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오큘러스 VR이 발전해나가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 3월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 VR(Oculus VR) 사를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의 오큘러스는 팔머 러키가 2012년 설립한 회사로, 가상현실 체험기기를 제작한다. 스키고글처럼 생긴 이 기기를 착용하면 가상현실을 이용한 게임이나 원격 진료, 온라인 강의 수강 등을 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16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또 하나의 빅딜이었다.

설립 1년 반만에 2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오큘러스는 전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됐다. 오는 7월에는 오큘러스 리프트 2번째 개발자 버전인 오큘러스 리프트 DK2를 출시하기로 해 상용화 시점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오큘러스는 현재 해외 지사를 1군데 설립했다. 유일한 지사는 한국 지사로 서 지사장이 이끌고 있다. 참여 인원은 5명이며 기존에는 재택근무를 해왔으나 오는 5월부터는 사무실을 마련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오큘러스 리프트 DK2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오큘러스 리프트 DK2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오큘러스의 한국 지사 설립은 전략적인 요인과 서 지사장과 브랜든 이리브 오큘러스 VR대표와의 인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브랜든 대표는 게임 UI(사용자환경) 개발업체인 스케일폼의 창업자이자 대표였는데 당시 서 지사장이 한국 지사장을 맡았다.


서 지사장은 "브랜든 대표가 당시 한국에 개발자가 많고 개발 환경이 좋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PC주변 기기인 오큘러스가 PC게임 개발, 소비 강국인 한국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 지사장은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마크 저커버그 대표가 본사를 방문해 오큘러스 리프트를 시연해 본 뒤 감명을 받았다"며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큘러스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저렴한 가격에 개발하기 위해 주요 스마트폰 부품을 조합해왔다. 그러나 완성도를 높이면서 현재 양산돼있는 부품만으로는 더 이상의 기술을 보여줄 수 없음을 깨닫고 대형 자본의 필요성을 느꼈다. 킥스타터를 통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때마침 저커버거가 인수 제안을 해 충분한 개발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서 지사장은 "페이스북 인수 전, 앞서 인수된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을 방문해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며 "저커버그도 오큘러스의 독자 행보를 인정했기 때문에 오큘러스 리프트가 게임을 버리고 소셜 기기로 탈바꿈한다는 예측은 어불성설이다"고 일축했다.

오큘러스는 1년 내 상용화 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상용화를 위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서 한국 게임 업계에 거는 기대도 크다.

서 지사장은 "다양한 콘텐츠 개발 업체, 개발자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오큘러스 리프트 전용 콘텐츠를 만들 때 지원 가능한 투자 환경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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