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글로벌 금융시장, 움직이지 않는 금리

머니투데이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 2014.04.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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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


필자는 4월부터 미국과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기반으로 국내외 금리가 재차 상승세로 돌아설 것을 주장했다. 그렇지만 우리의 예상과 달리 주요 경제권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으며, 최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기존 예측한 금리상승 경로를 보기 위해서는 5월 초까지 주요국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여야 할 것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지표 개선에 대한 시장의 예상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은 유념해 채권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지난주 미국채 10년 금리가 2.62%까지 내려왔다. 불과 1주전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만 하더라도 2.80% 상단을 테스트하던 시장금리는 다시 좁은 박스권 하단을 점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3월 미국 고용지표를 포함해 지난주 동안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내용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업수당청구건수와 수출입물가, 소비자심리지표까지 예상을 상회했지만, 경기모멘텀이 상승세로 돌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밸류에이션과 실적부담이 높은 미국증시가 최근 나스닥을 중심으로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증시 약세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더욱 힘을 받고 있으며, 마크 파버와 같은 일부 비관론자는 1987년 발생한 '블랙먼데이'가 다시 재현될 수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은 연준의 양적완화(QE)를 기반으로 한 유동성 장세를 이어왔다. 돈의 힘으로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를 나타내온 것이다. 그렇지만 향후 경기가 정상화로 진입할수록 유동성보다는 펀더멘탈에 따른 자산시장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이제 경기가 좋으면 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고 경기가 나쁘면 동시에 하락하는 흐름이 연출될 공산이 커졌다.

3월 고용지표가 예상인 20만 명에 소폭 못 미친 19만2000명을 기록했음에도 최근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하락한 이유를 여기서 찾고 있다. 앞으로 미국은 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좋은 지표들이 발표돼야 한다. 실제 기대를 충족할 정도의 양호한 경제지표가 나와야 미국 주가와 금리가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재차 5월 초 주요지표 발표까지 대기모드일 전망이다.


한편 중국의 경우 3월 지표들이 2월에 이어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자 시장의 걱정을 더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지만 중국 수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과도 계상된 홍콩수출에 대한 반작용이 3월까지 이어지면서 수출증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홍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수출증가율은 전년대비 6.2%를 기록했으며, 유럽과 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은 3월 수출에서 볼 수 있듯이 개혁정책에 따른 경기탄력이 약화되고 있는 부분이 염려스런 부분이다. 덩달아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내수경기까지 위축될 조짐이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 경기가 위축될수록 정부의 정책기대를 자극하는 쪽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최근 지표부진에도 불구하고 증시와 신용스프레드가 동시에 안정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다.

결국 아직은 미국과 중국쪽 영향으로 국내외 금리는 방향성을 잡고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이다. 시장의 안개가 걷혀야 경기개선 흐름을 반영해 추가적으로 금리가 좀 더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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