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대신증권 Global Market 전략실장
먼저 환율과 외국인의 관계이다. 이 둘의 관계에서 등식처럼 제시하던 것은 외국인은 1050원 이하에서는 한국주식을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밑에서는 이익실현에 나서고 환율이 1100원은 더 넘어야 산다는 식의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환율 전망은 원화 강세는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 보유심리가 높았다. 이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2013년 원/달러 환율 고점은 6월 25일로 1163.5원이었다. 이를 고점으로 해서 연말 1055.4원까지 10%가까이 하락했다.
달러 강세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 달러예금은 다른 통화예금으로 바뀌던가, 원화로 환전되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때문에 원화 값이 오를 거라고(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이 바뀌면 그것이 현실로 굳어져 갈 수 있다.
신흥국가에 대한 투자는 위험하고,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이 좋다는 시각과 업종에 있어서도 바이오, SNS 등 신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좋다는 시각도 오랜 믿음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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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 최근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타미플로 개발과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 등 혁혁한 성과를 보여온 길리어드 사이언스, 그리고 페이스북. 테슬라와 같은 주목 받았던 미국 기업 주가도 조정을 겪고 있다.
최근 오히려 많이 오르는 종목들을 보면 존슨앤존스, 유니레버와 같은 기업 주가 상승이 더 두드러진다. 신기술과 매우 전통적인 상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쇠를 녹이고 제품을 조립하고 이런 시장에서의 두드러진 강자는 한국이고, 대만이다. 두 나라 통화가 최근 3주간 가장 많이 오르는 통화로 부각된 것은 이런 국가들이 돈을 잘 벌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바이오 주식의 조정이 깊어질 때 두드러지게 주가가 올랐던 대표적인 국가는 인도, 인도네시아 같이 위기에 몰렸다 살아나는 나라들이었다. 이들 주식시장을 견인했던 산업은 은행, 에너지, 필수소비재와 같은 업종이었다.
그리고 한국, 대만이 부상하면서 회복을 주도하는 것은 전통 제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이 가장 잘하는 것이 제조업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과거의 묵은 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게 시장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투자는 가치보다 싼 주식을 찾은 것인데, 이 싸다는 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바뀐다. 환경변화에 맞추어 싼 주식을 다시 찾아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