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대 복귀전에서 승리를 챙긴 임창용. /사진=OSEN
임창용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9회 조동화에게 던진 공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왼손타자 조동화의 몸쪽으로 향하다가 궤도를 틀어 몸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마구'였다. 상대한 조동화마저 무슨 공인지 포수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이 공의 정체를 놓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임창용은 공을 뿌리고 난 뒤 평소와 달리 앞으로 몇 걸음 가볍게 뛰어 나갔다. 임창용이 투구 후 마운드에서 미끄러지며 중심을 잡지 못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임창용은 투구 당시 슬라이더 그립을 잡고 있었는데, 투구 과정에서 미끄러지면서 공을 일찍 손에서 놨고 이 공이 체인지업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왼손타자 몸쪽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휘어 들어가는 '마구'가 된 것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실투'였지만, 결과는 '마구'로 돌아왔다. 삼성 김태한 투수코치는 경기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임창용이 밸런스가 완벽에 가깝기 때문에, 미끄러진 상황에서도 컨트롤을 놓치지 않았다"며 임창용을 높이 평가했다. 결국 임창용이기 때문에 가능한 '마구'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