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효과?' 구두개입 가세, 환율 1040원 턱걸이

머니투데이 권다희 이현수 기자 2014.04.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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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031원까지 하락 후 반등, 1040원대 턱걸이로 마감

외환시장에서 하루 새 원/달러가 10원 가량 등락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 때 1031원까지 하락한 뒤 장 마감 직전 1040원선을 다시 찾았다. 기획재정부의 구두개입에 이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이주열 한국은행 신임총재의 경고가 더해지면서 불길을 가까스로 잡았다.

전날 1040원대로 금융위기 후 최저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10일 1035원으로 추가 하락한 뒤 오전 10시 경엔 2008년 8월 12일 후 저점인 1031.4원까지 떨어지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초반 급락에 불을 당긴 것은 3월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었다. 연준이 비둘기파(온건파) 신호를 보인데 따른 달러화 약세가 원화 강세로 이어진 것. 전일 1050원이 붕괴된 데 따른 심리적 요인도 낙폭을 확대하는 요인이 됐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개장 후 "어떠한 방향으로든 시장쏠림으로 단기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입 및 역내외 시장 거래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오전 기획재정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지만 큰 영향이 없었고 반등 재료도 딱히 없어 원달러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그러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구두개입' 가세와 증시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에 힘입어 반등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취임 후 첫 금통위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화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쏠림 현상 심화된다면 시장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전 10시 경 저점을 찍은 원/달러는 오후 12시 경 1036원, 2시 경 1039원으로 빠르게 반등한 뒤 1040.2원으로 1040원대 턱걸이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전 중국 수출지표가 부진했던 점과 이주열 총재가 환율 쏠림에 예의주시하겠다고 발언한데 시장이 주목했다"며 "시장 자체에서도 원/달러 속도가 빠르다는 인식이 있었고 외국인 배당금 수요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과장은 "오늘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적어 원/달러 반등을 도왔다"며 "주식시장 배당 시즌에 따른 외국인 주주에 대한 역송금 수요도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원/달러는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 뒤 장기적으로는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건희 과장은 원/달러가 당분간은 1030~1050 내에서 횡보하며 크게 등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원/달러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 원/달러가 10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 연구원은 "세자리수 환율은 당국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기금 등 자본부분 외화 유출이 꾸준히 있고 외국인들도 원/달러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갈 경우 원화자산을 매입할 유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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