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여대생 알바 "30대 사장님 유부남인줄 알면서…"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이슈팀 한정수 기자 2014.04.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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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악마의 로맨스 ⑪]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미혼 여성

유부남 체육 교사와 여고생의 사랑을 그린 영화 '가시' 포스터/ 사진=영화 가시 홈페이지유부남 체육 교사와 여고생의 사랑을 그린 영화 '가시' 포스터/ 사진=영화 가시 홈페이지


# 여대생 A씨(21)는 지난해 여름 한 스크린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부모의 재력으로 젊은 나이에 사장이 된 B씨(35)는 아르바이트생 중에서도 A씨를 유독 예뻐했다. A씨는"사장님은 결혼한 남자고 원래 모두에게 친절한 편"이라고 생각하며 B씨를 편하게 따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결국 '사귀는' 사이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B씨의 아내가 남편을 만나기 위해 스크린 골프장을 찾아왔다. 다정한 부부의 모습을 보고 상처를 받은 A씨가 결별 통보를 하자 B씨는 " 내 인생에서 너 없으면 안 된다"며 눈물을 보였다. 마음이 흔들린 A씨는 B씨가 아내와 헤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지만, 기약은 없다.



◇ 안정감·경제력 갖춘 유부남…'검증 받았다'?

유부남과 미혼 여성의 만남은 가장 흔한 불륜 형태 가운데 하나다. 유부남이 '총각' 행세를 하는 바람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도 많지만 일부 미혼 여성들은 상대가 유부남인 줄 알면서도 빠져든다.



전문가들은 유부남과 미혼 여성의 불륜 관계가 성립되는 것은 서로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혼 여성은 유부남을 통해 안정감과 경제력을, 유부남은 미혼 여성을 통해 젊어졌다는 느낌과 연애 감정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김민수 행복연구소 외도상담 전문가는 "유부남은 가정을 운영해보고 사랑의 결실을 맺어봤다는 점에서 미혼 여성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미혼 여성들은 유부남이니까 오히려 편하게 대하고 속내를 털어놓다 자기도 모르는 새 유부남의 행동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미혼 여성이 유부남에게 끌리는 이유를 일부 심리학자들은 소위 '결혼반지 효과'로 설명하기도 한다. 결혼을 했다는 것은 최소 한 여성에게 능력이나 성품 등을 '검증'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자연에서도 암컷들이 짝이 있는 수컷에 더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유부남과 미혼 여성, 결과는 비극?

최근 일부 미혼 여성들은 유부남을 만나는 이유로 '부담없는 연애'를 꼽기도 한다. 서로 결혼을 고려하지 않고 가벼운 만남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0대 중반의 유부남 회사원 C씨(남)는 "회사에서 20대 후반의 한 여직원이 '대리님 같은 남자 만나고 싶어요'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몇 번이나 대시해왔다"며 "결혼은 아직 생각이 없지만 연애는 하고 싶은 미혼 여성들은 오히려 유부남을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유부남과 미혼 여성 간의 은밀한 관계가 아름답게 끝날 가능성은 극히 드물며, 미혼 여성의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숙기 원장은 "유부남의 경우 아내와 자녀를 버리고 가정을 깨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미혼 여성이 유부남에 집착할수록 그 관계는 파탄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상대가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도 불륜 관계를 유지했을 경우 법적으로 혼인파탄의 책임을 지게 된다. 만약 상대방의 배우자가 간통죄로 고소한다면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도 배상해야 한다.

한 이혼전문 변호사는 "만약 유부남인 것을 모르고 만남을 가졌더라도 사기에 해당하지 않고 혼인빙자간음죄도 위헌결정이 났기 때문에 형사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다만 의도적으로 유부남임을 속였다는 것이 입증되면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 청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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