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희 베어베터 공동대표 / 제공=중소기업진흥공단
바로 자폐와 지적장애 등 발달장애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 장애인 고용을 미션으로 하는 '베어베터'가 주력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복사, 출력, 제본, 원두커피 로스팅, 제과, 제빵 등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는 자폐인 아들을 둔 전직 정보기술(IT) 대기업 직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년 전 설립된 회사다.
베어베터는 NHN 창업 공신 가운데 한명인 김정호 대표가 100% 지분을 투자하고 이진희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참여하면서 2012년 5월 설립됐다. 김 대표는 영업과 함께 회사가 나갈 중장기적인 방향을 잡고, 이 대표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 내실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때 5년 이상 사회생활을 중단하고 육아에 전념한 결과, 둘째 아이가 올해 대학에 입학, 디자인 학도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 그는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발달장애인들은 약속을 잘 지키며, 익숙하고 반복적인 일을 즐기면서 한다"며 "복사기에 종이를 채우고 와이어를 끼워 책을 만드는 일, 커피를 볶는 일, 쿠키를 굽고 포장하는 일 등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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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규칙에 집착해서 지하철 노선도 등에 정통하다는 것도 단점이자 장점"이라며 "때문에 직원 8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하철을 통해 고객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어베터가 생산하는 '베터쿠키'는 지난해부터 커피빈 등 국내 유수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카카오, IBM, 이베이, 한국후지제록스 등 국내외 유수 기업들과는 장애인 연계고용 계약을 맺고 있다.
이 대표는 경영자로서의 포부를 묻자 "직원들이 정년(만 55세)으로 퇴직할 때까지 지속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는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베어베터가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영역은 지하철이 연결된 수도권에 한정돼 있다"며 "회사를 키워 전국 시·도로 사업을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 이전에 정부와 기업 등 뜻을 함께 하는 곳이 있다면 우리보다 먼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더 성장할 기회가 생긴다면, 발달장애인보다 더한 장애인까지 수용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