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담담한 팬택 주주와 이준우대표의 자기 반성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4.03.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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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고성 없이 차분히 마무리…워크아웃 이후 첫 공식자리 이대표 "LTE-A 적절대응 못했다"

[현장클릭]담담한 팬택 주주와 이준우대표의 자기 반성


27일 경기도 김포시 팬택 김포공장에서 열린 팬택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과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는 담담했다.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 6000억원이 넘는 순손실, 마이너스 4700억원의 완전 자본잠식 사태의 재무제표를 보고했지만 누구 하나 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주주들은 차분하게 주주총회를 지켜봤고 주주총회는 20분 남짓만에 모두 끝났다.

팬택은 주주총회와 별도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관련해 주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회사 상황이 어려운 만큼 주주들의 반발이 클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주들은 언제 워크아웃이 이뤄지는지, 현재 회사의 상황이 어떤지 차분하게 질문했고 이 대표는 숨김없이 답했다. 올해 국내에서는 240만대, 해외에서는 160만대의 휴대폰을 팔겠다는 계획도 내놓았고 신규사업으로 M2M(사물통신)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전했다.

워크아웃을 통한 경영정상화 방안의 시행을 확신하느냐 질문에도 "100% 확신한다"며 "청산가치보다 계속기업 가치가 휠씬 높게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투자유치가 이뤄지면 올해안에 영속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다만 "1월과 2월 이익을 냈지만 영업정지라는 큰 변수를 만났다"며 "영업정지로 (단말기) 수요가 50% 이하로 급감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자기 반성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자금이 부족해 재고를 줄이고 신제품을 제값에 파는 마케팅을 진행하지 못했다"며 분석했다.

주주총회를 끝난 후 한 주주는 이 대표에게 "이제 팬택도 스마트폰을 비싸게 팔아도 된다. AS(사후서비스)를 무료로 해주는 방안도 검토해보라"고 조언했다. 끝까지 남아 이 대표를 바라보며 '믿는다'라는 의미로 말없이 인사하는 주주도 있었다.


이번 주주총회는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이 대표가 처음으로 나선 공식적인 자리다. 이 대표에게 직접 워크아웃 신청의 소회를 듣고 싶어 물었으나 "소회 같은 것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영업정지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질문에는 "모두가 우군이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누구를 탓하진 않았다.

두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기 때문이었을까 이 대표도, 팬택 주주들도 아무일 없다는 듯이 워크아웃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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