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원 전기차 1200만원에 구입" 연비 따지면…공짜?

머니투데이 제주(제주)=김남이 기자 2014.03.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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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EV' 구입 "10km 주행당 83원, 유류비 10%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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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컴퓨터 판매 및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고훈성씨(사진·42)는 지난해 12월부터 전기차 '레이EV'를 이용하고 있다. 앞서 9월에 제주도가 실시한 전기차 보급 대상자로 선정돼서다. 그가 요즘 내고 있는 전기차 충전 전기요금은 월 평균 4만5000원 정도. 이전 가솔린 차량에 들어가던 유류비 40만원과 비교하면 10분의 1수준이다.

16일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가 '레이EV'와 가솔린 '레이'의 주행 비용을 비교한 것에 따르면 10km당 가솔린 '레이는' 1481원(리터당 2000원 기준)이 드는 반면 전기차 '레이EV'는 83원(3월, 중간부하 시간대 충전기준)에 불과하다.



가솔린 차량의 5.6% 수준, 다만 충전 방식과 시간대에 따라 조금 늘어날 수가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기차를 이용할 때의 운행비용을 동급 가솔린 차량의 10% 정도로 보고 있다.

"3500만원 전기차 1200만원에 구입" 연비 따지면…공짜?
초기 구입비용이 비싼 것도 아니다. '레이EV'의 시중 판매가격은 3500만원. 하지만 고씨가 실제로 부담한 비용은 1200만원이 전부다. 나머지 2300만원은 정부 보조금(환경부 1500만원+제주도 800만원)으로 해결했다. 집 주차장에 완속충전기(800만원)도 무료로 설치해줬다.



고씨는 "1200만원도 기아차 할부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구매했다"며 "전기요금과 할부금을 합치면 월 40만원 정도되는데 예전 가솔린 차량의 한달 유지비와 비슷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공짜로 전기차를 얻은 기분이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의 약점으로 꼽히던 주행거리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레이EV'가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최대주행거리는 120km. 1번 충전하면 하루 70~80km를 운행하는 고씨가 쓰기에는 충분하다. 가끔 멀리 이동할 일이 있으면 주변에 있는 급속 충전기를 이용한다. 30분 급속 충전하면 80% 이상 충전된다.

고씨는 "제주도 한라산길도 쉽게 올라가 전기차를 이용하는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며 "주로 전기요금이 싼 심야시간에 충전을 해서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편하게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제주도라는 환경적 특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섬을 한바퀴 도는데 180km 정도로 평소 1회 충전으로 웬만한 거리는 다 갈 수 있다. 또 평균 면적 3.72㎢당 1대꼴로 충전기(497기)가 있어 충전인프라도 충분한 편이다.

때문에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제주도에 관심을 갖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2014년도 전기차 보급사업'에서 제주도민들은 지난해보다 3종이 늘어난 총 6종의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로 추가된 BMW 'i3'와 닛산 '리프'는 순수하게 전기차만을 위해 설계된 차량이다. BMW와 닛산은 이날 함께 제주도서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차량을 공개했다. '리프'는 한동안 제주도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다.

해결해야할 점도 있다. 고훈성씨는 "급속 충전방식이 차량마다 모두 달라 불편한 점이 있다"며 "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개인 주차장이 있어야 해 아파트 거주자는 전기차 보급 신청을 할 수 없는 것도 단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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