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김연아" 헌정시계는 어떤 모양?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 이해진 인턴 기자 2014.03.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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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디자인]<7> '연아의 꿈'부터 '여왕의 위엄'까지

편집자주 [Tech&디자인]은 최신 트렌드 디자인을 소개하며 디자인에 담긴 메시지를 파악, 디자인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

로만손의 김연아 스페셜 에디션 시계인 엘르주아 화보/ 사진=로만손 제공로만손의 김연아 스페셜 에디션 시계인 엘르주아 화보/ 사진=로만손 제공


'은반 위의 연아'(그레이스 온 아이스), '연아의 꿈'(르 레브 드 연아), '아디오스 노니노'(비바탱고), 그리고 '여왕의 위엄'(엘르주아)...

피겨 퀸 김연아를 뮤즈로 제작한 로만손의 김연아 스페셜 에디션 시계 라인은 은반 위의 연아로 시작해 여왕의 위엄으로 마무리됐다.



여왕의 꿈, 우아함, 강렬한 아름다움을 차례로 시계에 담아온 김병두 로만손 디자인팀장은 여왕이 은반 위를 내려오던 마지막 순간의 위엄까지 놓치지 않았다.

"김연아 시계를 디자인 해오면서 그녀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형상화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시계 디자이너 16년 경력의 김 팀장에게도 김연아를 뮤즈로 한 시계 디자인은 쉽지 않았다.

김 팀장은 "처음엔 김연아 선수의 연기, 은반 위의 반짝임, 의상에 달린 장식 등을 형상적으로 풀어보려 했었다"며 "형상적인 디자인은 과한 느낌을 줄 수 있어 절제미를 살리는 쪽으로 디자인 방향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김연아 시계는 '은반 위의 연아'를 콘셉트로 한 '그레이스 온 아이스' 컬렉션이다. 그레이스 온 아이스 첫번째 모델인 '더퀸'은 화려한 큐빅 장식과 곡선으로 은반 위에서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다이얼(시계판) 중심부에 있는 둥근 자개 장식으로 피겨 스케이팅 은반을 표현했다.


또 베젤(테두리)와 인덱스(숫자표시)의 주얼리 셋팅은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 키스' 때 착용했던 의상의 비즈 장식을 연상케 한다. 크라운용두까지 보석으로 장식해 우아한 매력을 강조했다. 시계 뒷면에는 김연아의 사인을 새겨 넣었다.

김 팀장은 "볼드(부피감이 있는)하고 글래머러스한 외형에 큐빅을 장식해 화려함을 더했고 밴드 중앙부는 바게트 주얼리(사각형으로 컷팅한 주얼리)로 고급스러움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스 온 아이스 컬렉션 두 번째 모델인 '스텔라'는 반짝이는 작은 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김연아의 세례명이다. 로만손에서 운영하는 더와치스 페이스북의 고객 참여 이벤트를 통해 선정됐다. 김 팀장은 "김연아 선수의 세례명일 뿐 아니라 그 뜻이 시계 전체에 셋팅된 주얼리 디자인과 잘 맞아 선정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연아 스페셜 에디션 시계인 르 레브 드 연아, 비바탱고, 엘르주아/ 사진=로만손 제공왼쪽부터 김연아 스페셜 에디션 시계인 르 레브 드 연아, 비바탱고, 엘르주아/ 사진=로만손 제공
'스텔라'는 작은 다이얼과 주얼리 브레이슬릿(팔찌 타입의 밴드)으로 여성스러우면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더퀸'과는 또다른 매력을 강조했다.

김연아 시계 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은 눈의 여왕을 콘셉트로한 '르 레브 드 연아'다. 불어로 연아의 꿈이라는 뜻인 '르 레브드 연아'는 은은하고 맑은 빛의 자개 다이얼을 사용했다. 또 다이얼과 케이스 사이의 무빙 크리스탈이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각도에서 빛을 반사해 영롱하고 화려한 느낌을 준다.

김 팀장은 "르 레브 드 연아는 특히 다이얼과 케이스 사이에 210여개의 보석이 들어가 면 공간 자체를 크리스탈이 채우고 있어 크리스탈들이 움직임에 따라 마치 빛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밴드는 새틴 가죽 타입과 크리스탈로 장식한 브레이슬릿 타입 두 종류로 디자인 했다. 또한 케이스 뒷면에는 2014년 소치에서의 활약을 응원하고자 김연아의 싸인과 함께 스핀 동작을 연기하는 아름다운 실루엣을 레이저로 각인 했다.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아디오스 노니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비바탱고'는 은은한 광택이 도는 나선형의 패턴 다이얼이 특징적이다. 특히 로만손 고유의 로즈 골드 다이얼을 적용했다. 로만손은 90년대 러시아와 중동에 진출하며 동유럽·중동인들이 선호하는 로즈 골드 도금 개발에 주력해 현재의 전 세계적인 로즈골드 유행을 선도했다.

김 팀 장은 "로즈 골드 컬러는 만드는 과정에서 변색이 많아 컬러를 뽑아내기 위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90년대 당시 타 회사에서 근무했었는데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면 '로만손의 로즈골드 시계처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곤 했다"고 말했다.

김병두 로만손 디자인 팀장/ 사진=로만손 제공김병두 로만손 디자인 팀장/ 사진=로만손 제공
다이얼 모양은 김연아의 스핀 동작에서 모티브를 얻어 회오리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김 팀장은 "김연아의 스핀을 차용해 처음에는 곡선을 강하게 넣었으나 검토끝에 곡률을 완화해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2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새 모델 '엘르주아'는 '그녀의 기쁨'이라는 뜻의 불어로 새롭게 시작될 김연아의 행복과 기쁨을 기원하는 의미로 제작됐다. '여왕의 위엄'이라는 콘셉트로 디자인된 엘르주아는 여성스럽고 우아하지만 심플한 것이 특징이다.

김 팀장은 "기존 연아 시계 시리즈가 화려한 느낌이 강했다면 엘르주아는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깨끗하고 순수한 분위기는 남기되 과한 디테일을 생략해 여왕의 위엄이 느껴지는 우아한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간결한 디테일에 투 톤 밴드를 적용하고 은은한 크리스탈 스톤 인덱스로 고급스러우면서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또 편안한 착용감을 위해 메탈밴드가 팔목을 부드럽게 감싸도록 디자인했다. 컬러는 메탈밴드가 화이트 실버, 골드 콤비, 로즈 골드로, 다이얼 컬러는 블루, 와인, 그린, 화이트로 선보인다.

김 팀장은 "시계 디자이너인 나에게 시계는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닌 착용자의 삶 속에 녹아들어있는 동반자와 같다"며 "우리에게 감동과 기쁨을 안겨준 김연아 선수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디자인된한 이번 시계도 많은 이들에게 의미있는 아이템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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