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인사…취임 162일 만에 비서진 교체= 지난해 2월 박 대통령 취임 전 단행된 청와대 1기 3실 9수석의 비서진 인선은 이전 정부와 달리 한마디로 파격 그 자체였다. '전문성과 능력'을 내세웠다지만, 해외 자원(최순홍 전 미래전략수석)을 직수입했고, 조직에서 요직을 맡아본 적 없는 비주류(곽상도 전 민정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가 발탁됐다.
비서실장에는 김기춘 전 법무부장관, 정무수석엔 박준우 전 유럽연합·벨기에 대사, 민정수석에는 홍경식 전 서울고검장, 미래전략수석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회장, 고용복지주석은 최원영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발탁됐다. 취임 162일 만의 예상 밖 인사로, 사람을 한 번 쓰면 잘 바꾸지 않고 일을 맡겼던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볼 때 문책의 의미가 강했고, 인사 실패를 자인한 모양새가 됐다.
출범 당시 980명 이었던 청와대 공무원 정원은 NSC 사무처 신설과 국가안보실 확대 개편으로 9명 늘어난 989명이 됐다. 비서실 443명과 경호실 524명이고, 국가안보실은 13명에서 22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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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경우 5년 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부활과 국가안보실 확대 개편으로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NSC 상임위원장도 겸임하게 되면서 조직체계상 김 실장 아래에 있던 외교안보수석실을 지휘할 근거도 확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민경욱 대변인이 임명되면서 '박 대통령의 입' 역할을 내려놨지만, 이정현 홍보수석 역시 흔들림 없는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무수석을 맡고 있다 '윤창중 사태'로 긴급 투입된 후 사실상 붕괴됐던 홍보수석실을 정상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측근으로 통한다.
이 밖에 청와대 1기 참모진 그룹으로 박근혜 정부 경제의 얼개를 짜고 있는 조원동 경제수석은 특유의 기획력과 성실함으로,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해 '박근혜 정부의 설계자'로 평가받는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역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친박(親朴) 당권 장악 가속화= 새누리당에서는 친박(친 박근혜) 주류의 당권 장악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지나치게 청와대에 종속적인 당청관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유정복·진영·조윤선 의원은 각각 안전행정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그러나 기초연금 도입을 둘러싸고 진 장관이 사퇴했고, 최근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후임으로 범(凡) 친박계인 이주영 의원이 내정됐다.
최근에는 친박 핵심 인사들로 당청 간 '친박라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지난해 10월 국회에 복귀한 서청원 의원이 대표적이다. 7선의 최다선 의원으로 친박연대 등을 통해 '박심(朴心)'을 가장 잘 헤아리는 인사로 평가된다. 청와대가 차기 당 대표로 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선의 최경환 원내대표의 당 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차기 원내대표로는 '원조 친박' 정갑윤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초 6월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원내 잔류로 급선회했다. 비(非)박계 견제를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탈박'으로 불렸던 김무성 의원은 당 대표 도전을 앞두고 박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꾀하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굳힌 정몽준 의원도 박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하며 "친박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