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1년 부동산정책 "낙제 면했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진경진 기자, 송학주 기자 2014.02.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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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1년 - 부동산 진단]<2>전문가 21명 설문조사…종합점수 68.3점(D학점)

그래픽=강기영그래픽=강기영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1년간 부동산경기 활성화 정책들이 쏟아졌다.

 박근혜정부는 '4·1 부동산종합대책'을 시작으로 △7·24 후속조치 △8·28 전·월세대책 △12·3 후속조치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이들 정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핵심은 매매 거래 활성화와 전·월세 안정, 주거복지 핵심공약인 '행복주택' 추진이었다.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부동산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종합성적은 낙제를 면한 'D학점'. 하지만 전·월세시장 안정과 행복주택 추진은 낙제점수를 받았다.



그래픽=강기영그래픽=강기영
 ◇거래 활성화 78.3점…"노력은 했다"

 박근혜정부가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장 주안점을 뒀던 '매매거래 정상화' 성적은 78.3점. 시장에선 매매가가 올라야 거래가 늘 것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정부가 처음부터 제시한 방향은 '매매가 상승'이 아니라 '거래 활성화'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호평했다. 매매가가 오르지 않으면서도 거래가 늘어 의미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집행시기가 늦고 시장 반응이 미흡한 점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월세 안정 57.6점…"정책 부재"

 정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8·28 전·월세대책'에는 정작 전·월세대책은 없었다는 평가다. 0점도 나왔다. 한 대학교 교수는 "전·월세대책이 없었다는 점에서 마이너스 점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의 구조적 문제여서 정부가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더라도 전·월세난을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장 한 전문가는 "매매 활성화를 통해 전·월세난을 잡겠다는 게 정책 기조여서 실효성이 없었다"며 "임대공급도 많지 않아 올해도 전·월세난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자금대출 지원으로 전셋값 고공행진만 부추겼다는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행복주택 51.0점…"취지는 좋았지만"

 박근혜정부의 핵심공약인 '행복주택' 평가도 낙제점을 받았다. 취지는 좋았지만 공약으로 밀어붙이면서 실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과 위주로 추진하다보니 성급한 발표로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만 야기시켰다는 것.

 한 연구기관 연구원은 "취지는 좋았으나 시범지구 선정 자체가 잘못됐다. 실질적으로 임대주택이 필요한 곳부터 차근차근 진행했다면 이렇게까지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주민의견을 무시한 것이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종합점수는 68.3점…"성과 가시화 필요"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평가는 40~90점까지 넓게 분포됐다. 그만큼 평가가 엇갈렸다. 평균 점수는 68.3점으로 낙제를 면한 수준이다. 90점으로 평가한 한 연구원은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진 않았지만 시장 변화에 맞춰 정책을 변화시키는 방향성과 의도에 대해 크게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40점을 준 한 대학교 교수는 "정작 시장에서 필요한 정책은 없었다"며 "부동산 거래 10건 중 매매가 2~3건이고 나머지는 임대차임에도 임대를 위한 정책이 부재했다. 매매 활성화를 통해 임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70점을 준 또다른 대학 교수는 "전반적으로 정책의 방향설정 등은 긍정적이지만 실행에 있어 현실여건과 괴리가 크거나 정치적으로 미숙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부동산 관련 시장 전문가, 교수, 연구원 등 21명을 대상으로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강윤식 프리버드 대표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곽명휘 KB강남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덕례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 △김수삼 성균관대 석좌교수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남영우 나사렛대 부동산학과 교수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정수 전문건설협회 기획관리부장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윤환 국토개발연구소 대표 △이종아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이현석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이형진 부미모 대표 △장용석 장대장부동산연구소 대표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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