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를 버려야 산다'..팹리스업체의 이유있는 변신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4.01.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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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업체들 반도체 이외 완제품(세트) 분야 강화…신사업으로 정체된 실적 개선될지 여부 '관심'

"'팹리스'(Fabless)를 버려야 팹리스가 산다?"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회사들이 올들어 반도체가 아닌 완제품(세트) 등 다른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20일 네오피델리티 (562원 ▲7 +1.26%)에이디칩스 (158원 ▼10 -5.95%) 등은 지난해 처음 성과를 내기 시작한 TV용 스피커와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을 올해 큰 폭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리콘화일 (0원 %)은 지난해 말 출시한 바이오장치에서 연내 첫 공급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팹리스는 말 그대로 '공장'(Fab)이 '없이'(less) 반도체 설계만 하고 생산은 철저히 외주에 맡기는 회사다. 10여 년 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당시 현대전자) 등 대기업 인력들이 유입되면서 창업이 이어지고 있는 팹리스 회사들은 적은 연구 인력들을 바탕으로 한 가지 반도체 분야에만 집중해왔다.

그 결과, 사업아이템을 잘 잡은 일부 팹리스 업체들은 수백억원, 심지어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기업공개(IPO)까지 진행했다. 현재 20여 팹리스 회사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있다.



하지만 이후 단일 반도체 제품군 및 한정된 거래처 등으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최근 수년째 실적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역성장 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팹리스 회사들은 다시금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반도체라는 하나의 부품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제품 등 다른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팹리스를 버려야 산다'..팹리스업체의 이유있는 변신


네오피델리티는 TV와 모니터 등에 내장되는 스피커에서 올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대기업에 공급되는 스피커 물량이 늘면서 2012년 말부터 운영 중인 중국 장쑤성 공장에 이어 올 상반기 중 안후이성 공장도 가동할 예정이다.

네오피델리티 관계자는 "지난해 스피커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수율과 가격조건 등 시행착오가 있어 실적 개선이 힘들었다"며 "올해 스피커 매출 본격화로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디칩스도 올해 매출의 20∼30% 수준을 자동차 전장의 일종인 '디지털차량운행기록계'(DTG)에서 낸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사업인 DTG에서만 10% 이상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디칩스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 분야에 집중해왔다"며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자동차 전장 외에 시스템통합(SI) 등 신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리콘화일은 지난해 말 출시한 면역·분자진단장치 및 실시간 세포분석장치 등 바이오장치 2종을 현재 샘플 수준으로 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바이오장치사업에서 연내 첫 수주성과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실리콘화일 관계자는 "수년 동안 이미지센서와 바이오 기술을 융합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해온 결과, 첫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고 이어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화일 실리간 세포분석장치↑실리콘화일 실리간 세포분석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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