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많다는 유전펀드, 분당 사모님은 -30% 왜?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4.01.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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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주가 급락, 장중 매매 투자자 쪽박… 펀드 배당수익도 당초 기대치 하회

#분당에 거주하는 50대 전업주부 L씨는 유가 하락 소식에 속이 쓰리기만 하다. 유전펀드가 상장할 때 1억원어치를 분할 매수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투자수익은커녕 원금에서 30% 가까이 평가손실이 났다. 배당금에 대한 분리과세혜택도 투자손실이 크다보니 빛이 바랬다.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유전펀드의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유가 하락으로 주가가 급락한데다 공모 당시 10%로 기대됐던 내부수익률(IRR)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폐쇄형 유전펀드 한국ANKOR유전 (346원 ▲3 +0.87%)은 상장 당일 528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35% 이상 하락해 3425원(17일 종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펀드운용사 측은 만기 15년짜리 폐쇄형펀드로 공모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만기 이전에 환매하는 방법을 열어주기 위해 상장한 주식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특별자산펀드 주식은 시세차익 목적으로 다른 주식을 매매하는 것처럼 접근해선 안 된다"며 "배당을 받고 투자원금도 쪼개서 돌려받는 개념이라 회사가 지속적으로 감자를 하는 것과 같고 시간이 갈수록 주가가 하향세를 띠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장 후 장중 고가에 한국ANKOR유전을 매매한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으로 발을 구르고 있다. 분기별 원금과 배당금을 고려해도 주가 하락폭이 컸던 것.

한국ANKOR유전은 한국석유공사 소유의 미국 해상 유전 광업권 29%를 보유한 합자회사의 지분에 출자한 미국 SPC 지분에 투자했다. 한국석유공사와의 운영계약에 따라 예상 운영비, 개발비, 세금 등을 뗀 운영수익을 분배하고 있다.


당초 목표했던 이 펀드의 연간 내부수익률은 10%. 하지만 현지 자연 재해와 파이프라인 누수 보수로 인해 광구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서 2013년 예상운영수익이 당초기대치의 3분의 1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펀드 만기 전인 2027년까지 거둬들일 수 있는 분배 수익도 그에 비례해 줄어들었다.
공모 당시 연수익률 10%를 목표로 했지만 최근 분기 지급한 배당금을 기준으로 연환산수익률은 3.3%로 2분기 연속 하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19일 상장한 유전펀드 한국패러랠 (239원 ▲2 +0.84%) 역시 지난 6월 초 4955원에서 현재는 4240원까지 주가가 14%가량 하락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패러랠(Parallel) 육상 유전에 투자하는 한국패러랠은 공모 당시 4000억원 공모에 총 9416억원이 몰리며 투자열기가 뜨거웠다. 배당소득에 분리과세 특례가 적용돼 증권사 PB센터를 중심으로 자산가들에게 판매됐고 당시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까지 가입해 화제가 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분리과세혜택을 누리고 장기 배당수익을 목표로 투자한 자산가들이 대부분이라 실제 주식매매는 잦지 않다"며 "다만, 공모 당시 목표로 한 연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국패러랠이 공모 당시 제시한 내부수익률은 연 11%. 하지만 최근 분기 배당금을 기준으로 환산한 연수익률은 7.8%로 2분기 연속 하향세를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장된 유전펀드의 주가 상승률과 배당을 고려한 펀드 수익률은 차이가 크다"며 "특별자산펀드가 상장돼서 거래되면 거래량이 많지 않아 주가가 왜곡되기 쉽고 유가 등 다양한 변수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편,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현물가는 최근 6개월 사이 12.72% 하락했고 연초 이후 6.10% 뒤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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