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영화 '변호인', 송강호 "중요한 건···"

머니투데이 이슈팀 박다해 기자 2013.12.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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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으로 '설국열차' '관상'에 이어 흥행몰이에 성공한 배우 송강호/ 사진=머니투데이영화 '변호인'으로 '설국열차' '관상'에 이어 흥행몰이에 성공한 배우 송강호/ 사진=머니투데이


2013년은 단언컨대 배우 '송강호'(46)의 해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3편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송강호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한해 2000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가 됐다.

그는 '관상'으로 대종상 남우주연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남자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한국갤럽이 선정한 '2013년을 빛낸 영화배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에 이어 5년 만이다.



◇ '초록물고기'로 시작해 '넘버3'로 대중에게 알려져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자리잡은 그의 필모그래피 시작점엔 이창동 감독의 1997년 작(作)인 '초록물고기'가 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꿈꿔온 배우의 꿈을 연극 무대에 펼치고 있던 그에게 '초록물고기'는 영화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준 셈이다. 송강호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초록물고기는)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게 한 아주 중요한 작품이다"라며 "이 영화를 통해 비로소 '영화 연기'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같은 해 개봉한 '넘버3'는 그의 존재를 대중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가 맡은 '조필' 캐릭터 특유의 어투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내 말에... 토토토토토다는 새끼는 배반형이야 배반형..배신 배신형..무슨 말인지 알겠어?"라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성대모사의 단골 소재로 사용되며 회자될 정도다. 같은 해 그는 대종상 신인남우상과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휩쓸며 1997년 가장 주목받는 배우가 되었다.

◇ 어떤 역할이든 모두 '송강호 스타일'로 재해석

송강호의 저력은 그만의 느낌에서 나온다. 실제로 스크린에서 송강호의 다양한 변주를 봐온 관객들은 그의 매력을 '송강호다움'이라고 표현한다. 관객들은 '반칙왕'의 회사원, '살인의 추억'의 형사, '우아한 세계'의 조폭 모두에서 '연기하는 송강호'가 아닌 '배우 송강호' 그 자체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어떤 배역을 맡든 송강호 특유의 소탈함과 능청스러움으로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한 관객은 "송강호의 연기를 보다보면 송강호가 배역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역이 송강호를 연기하는 것 같단 느낌을 받는다"고 그의 연기를 평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시나리오를 한번 정독한 후엔 다시 읽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어떤 역할이고 어떤 감정이라는 것 정도는 전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찍고 있는 그 장면에 집중한 채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그냥 '툭'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조용한 가족'을 함께 촬영한 배우 최민식은 송강호에 대해 "감각이 있어도 배우는 일단 몸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한다. 그런데 송강호는 그게 완벽하게 표현이 된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 어느 때보다 다양한 도전을 했던 2013년

2013년 송강호의 도전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는 그동안 보여주었던 연기의 스펙트럼이 확장됐다는 데 있다. 그는 영화 '설국열차'에서 처음으로 외국배우들 사이에서 한국어로 연기를 했으며 영화 '관상'에서는 'YMCA야구단'보다 더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 사극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또 '변호인'을 통해 처음으로 실존인물을 모티프로 한 영화에도 도전했다.

'변호인'은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대사 연습을 한 영화기도 하다. 그는 다수의 매체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스토리의 힘에 주목했다"며 "우리 영화 만드는 사람들은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해 "관객들이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이든 정치적으로 해석하든 영화를 보고 어떤 자유로운 의견과 감상을 말씀해 주셔도 좋다"고 했다.

그는 관객들이 '변호인'을 통해 그가 연기한 '송우석'의 진심을 봐주길 기대한다. 송강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인'에 대해 "보통 그 사람의 이미지로 판단하며 고정관념에 빠진다. 하지만 연기의 기본은 이미지가 아니라 내면의 정서를 잡아내는 것"이라며 "중요한 건 송우석의 진심, 이것이 가장 중요한 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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