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아예 캐볼까…채굴 빨리하면 3000만원?

머니투데이 도강호 기자 2013.12.04 07:00
글자크기

3시간 공들였지만 빈손…채굴 전용 칩까지 등장

금값된 비트코인, 아예 캐볼까?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 기준으로 1비트코인 당 가격이 25만원에서 125만원까지 올라가는 동안 100만원으로 7만원밖에 벌지 못한 기자는 직접 비트코인을 버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비트코인을 직접 벌기 위해서는 채굴(mining)을 해야 한다. 전자화폐인 비트코인은 해킹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채굴은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의 거래기록을 암호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암호화는 산수 계산을 반복하는 일이다. 이미 암호화된 거래기록, 최근 10분동안 발생한 거래기록, 임의로 만들어진 문자열 세 가지를 수식에 넣고 계산한다. 숫자와 문자를 이용해 특별한 연산을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복잡한 수학 문제나 암호를 푸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비트코인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채굴자(miner)라고 한다. 채굴은 10분 단위로 이뤄진다. 즉 비트코인은 10분마다 새로운 거래 기록을 암호화한다. 10분마다 암호화 작업이 반복되므로 비트코인 기록을 조작하려는 해킹은 더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채굴은 비트코인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암호화 작업을 가장 빨리 마친 채굴자에게 25비트코인(12월3일 코빗 기준, 약 3000만원)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올 한 해 가장 많은 보상을 받은 마이닝 풀 비트코인 길드(BTC Guild)의 홈페이지.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가입하고 마이닝에 참가할 수 있다.올 한 해 가장 많은 보상을 받은 마이닝 풀 비트코인 길드(BTC Guild)의 홈페이지.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가입하고 마이닝에 참가할 수 있다.


개인이 채굴할 수도 있지만 장비 구축에 드는 비용을 감안한다면 마이닝 풀(mining pool)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마이닝 풀은 채굴자 모임이다. 모임에 참여한 채굴자들은 함께 채굴 작업을 한다.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하는 만큼 더 빨리 채굴할 수 있다. 보상을 받을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나 마이닝 풀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나눠가지기 때문에 보상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기자는 비트코인 길드(BTC Guild)라는 외국 마이닝 풀에 가입했다. 비트코인 길드는 올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보상을 받은 마이닝 풀이다. 가입은 간단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쓰고 등록을 누르면 끝이다.

채굴 작업은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홈페이지에서 알려주는 내용을 입력하면 된다. 기자는 노트북 컴퓨터로 3시간 동안 채굴에 나섰다. 그러나 단 한 푼의 비트코인도 받지 못했다. 채굴 수기 중에는 4박5일 동안 0.00000063비트코인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다.


채굴 프로그램채굴 프로그램
사실 일반 컴퓨터로는 채굴이 거의 불가능하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한 컴퓨터가 채굴에 효과적이다.

그래픽카드에는 GPU가 사용된다. GPU는 그래픽카드에 사용되는 칩으로 일반적인 CPU보다 산술 연산 능력이 뛰어나다. 국산 컴퓨터 중 처음으로 슈퍼컴퓨터 순위 5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천둥’도 GPU를 이용해 만들었다. 하지만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갖추는 비용과 전기료에 비해 받을 수 있는 비트코인은 너무 미미하다.

그런데 GPU도 점점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오로지 채굴만을 위해 만들어진 전용 칩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전용 칩을 사용하면 GPU를 사용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채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전용 칩 제작과 이용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결국 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채굴로 비트코인을 가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