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김병현이 윤석민에게 주는 조언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3.11.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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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많은데로 가야... 류현진 대단, 내년엔 더 잘할것, 3년째가 고비"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를 거쳐 선발 경험까지 쌓은 뒤 한국 프로야구에 복귀한 BK 김병현. BK는 윤석민에게 교민 많은 팀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사진=OSEN↑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를 거쳐 선발 경험까지 쌓은 뒤 한국 프로야구에 복귀한 BK 김병현. BK는 윤석민에게 교민 많은 팀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사진=OSEN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에서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추신수(31)가 총액 1억 달러(한화 약 1060억원, 이하 1달러 1060원 환산) 규모의 장기 ‘블록버스터(blockbuster)’급 계약을 목표로 새 팀을 찾고 있는 가운데 KIA 출신의 우완 윤석민(27)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두 선수가 소속된 에이전시는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Boras Corporation)’이다.



그리고 보라스는 이미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에게 2001년 12월21일 5년간 총액 6500만달러(약 689억원, 현재 환율 기준)에 달하는 ‘빅 딜(big deal)을 안겨준 바 있고 한화 출신의 좌완 류현진에게도 지난 해 12월10일(미 LA 현지 12월9일 일요일) 포스팅 금액 외에 몸 값으로만 6년간 총액 3,600만달러(약 382억원)를 확보해줬다.

상대 구단 프런트를 설득할 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협상 능력을 보이며 완벽한 자료를 제시하는 스캇 보라스이기에 추신수와 윤석민이 과연 어느 정도 규모의 계약을 하게 될 지 초미의 관심사이다. 박찬호 류현진이 계약한 12월이 내일 시작돼 더 기대가 크다.



추신수가 처음으로 FA 가 됐다는 점에서 2001년 박찬호와 비슷하다. 윤석민은 류현진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게 된다. 다만 윤석민의 경우 한국프로야구 마지막 해가 된 올시즌 의외로 부진했다는 점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궁금하다. 한편으로는 선발 자리를 고집할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를 거쳐 선발 경험까지 쌓은 뒤 3년 여의 야구 공백기를 거쳐 2012시즌 한국프로야구로 복귀한 넥센의 김병현(34)은 현재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BK’라는 이니셜을 가지고 메이저리그에서 단 맛 쓴 맛을 다 봤다는 점에서 김병현이 특히 투수 후배 윤석민에게 해주는 조언에는 자신의 경험이 담겨 있어 눈 여겨 볼 만하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투수 윤석민. ⓒ사진=OSEN↑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투수 윤석민. ⓒ사진=OSEN
김병현과 전화로 이런 저런 야구 얘기를 나누었다. 대화 가운데 윤석민에 대한 의견을 먼저 소개하겠다.

-투수 후배인 윤석민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고려할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사는 도시에 있는 팀을 가야 한다. 한국 음식도 중요하다. 다들 그렇게 말하고 그러려니 하지만 정말 중요하다. 야구를 잘 할 때는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경기력이 떨어지고 야구가 안 풀리면 외로워진다. 의지할 곳 하나도 없이 스스로 자책하고 방황하게 된다. 그럴 때는 식사도 어렵다. 한국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소중하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인 금년에 잘 할 수 있던 배경에는 미국에서 우리 교민이 가장 많은 로스앤젤레스 연고의 LA 다저스가 소속팀이라는 중요한 조건이 있다. 류현진은 대단하다. 자랑스럽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선수들이 야구 환경이 아니라 돈의 액수에 팀을 결정하는 것이다. 돈으로도 해결이 어려운 것이 있다. 돈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야구를 잘 하는 것이라면 추신수와 윤석민 모두 팀을 선택할 때 돈 이외의 조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돈 액수의 차이가 심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성급한 질문이지만 류현진의 내년 시즌을 어떻게 보는가. 2년 차가 된다.

“더 잘 할 것이다. 올해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하던 대로 그대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괜히 메이저리그라고 해서 이런 저런 것을 배우려 하거나 따라 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투수였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 아마 위기가 온다면 내년이 아니라 3년째인 2015시즌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도 모르게 메이저리그 방식에 조금씩 젖어 들기 때문이다. 한국식과 메이저리그식 중간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는 시기가 3년째이다. 자신의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마무리 투수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기도 했다. 3년여의 선수 공백이 있었지만 금년이 한국야구 복귀 2년째였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끼지 못했다.

“나는 계속 도전한다. 내년 시즌에는 더 나아질 것이다. 야구를 제대로 하기 위해 술을 끊은 지 1년이 훨씬 넘었다. 내 것을 다 버리고 금년에 새로운 투구법을 시도했는데 실패한 것 같다. 사실 옛날 보다 힘이나 유연성은 떨어졌다. 그래서 힘을 빼고 던져 맞춰 잡는 방식을 택했는데 맞지 않았다. 나는 세게 던지는 스타일이다.

-새삼스러운 질문이지만 한국 야구가 어떤가. 메이저리그 생각은 안 나는가?

“이미 메이저리그는 잊었다. 한국야구가 참 재미있다. 내가 잘해야 한다.”

-한국의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삼성에서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이적했다. 그 선택에 대한 의견은?

“나는 잘 선택했다고 본다. 나도 해봤지만 메이저리그 마무리는 힘들다. 그 이유가 다른 것에 있다. 한국에서는 마무리 투수를 하면 덕아웃에 있다가 필요할 때 준비를 하면 된다.

그런데 메이저리그는 1회부터 외야 쪽에 주로 있는 불펜으로 이동해 경기를 지켜보며 계속 앉아 있어야 한다. 대기를 1회부터 하는 것이다. 나는 불펜에 앉아 등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힘들어 선발이 되려고 했다.

-내년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조금씩 야구가 올라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것, 나만의 것을 찾는 것이다. 내 공을 던져야 한다. 이기면 끝나는 것이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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