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들에 혼쭐난 이유는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김성휘 기자 2013.11.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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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타일]산업위 새누리당 의원 "여당 의원은 우습나" 질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혼쭐이 났다. 야당도 아닌 여당 의원들로부터다.

사연은 이렇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오찬을 겸한 당정 협의를 갖고 정기국회에 우선적으로 처리할 법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열쇠를 쥐고 있는 민주당이 꿈쩍않고 있는 만큼 법안과 관련해서는 진전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이진복 의원을 중심으로 한 여당 의원들은 윤 장관에게 산업부의 '여당 홀대'를 강하게 질타했다. 의원들은 "야당 의원은 소리 치고 하니 자료도 갖다 주고 설명하면서 여당 의원은 우습나" "도와주고 싶어도 자료도 엉망이고, 여당을 뭘로 보나" 등 불편한 심경을 연달아 쏟아냈다고 한다.



정부에 비판적인 야당에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 정성을 쏟으면서 정작 같은 편인 여당 의원에 대해서는 소홀히 한다는 얘기다. 잘 해줘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불만인 셈이다.

여당 의원들의 '설움'은 정부 부처와의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국감 때는 대기업들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느꼈다고 전언이다. 기업인들의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야당과 협상하고 싸운 것은 자신들인데 기업들은 자신들을 증인석에 세우려고 하는 야당 의원들만 무서워하고 챙긴다는 것이다.



산업위 소속의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은 증인 명단에 넣고 빼고 하는 과정에서 실속을 다 챙긴다"면서 "실제 국감장에서도 일부 대기업 증인은 나가면서 야당 의원들하고만 쭉 악수하고 위원장까지 악수하고 난 뒤에는 그냥 나가버리더라"고 말했다.

이런 여당 의원들의 설움은 앞으로도 계속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야당의 동의가 필요해 야당 의원들의 몸값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당 입장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대기업을 비토할 수도 없는 일이다.

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여당 프리미엄이 없어진 것이 오래된 것 같다"면 "이럴거면 대통령 선거에서 악을 쓰서 이길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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