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몽벨 청계산점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서 배우 한석규씨가 등산용품을 착용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왼쪽)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파카(오른쪽)/사진=머니투데이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뜻의 '등골브레이커'의 원조는 '노스페이스'지만, 요즘에는 이른바 '캐몽'이 '신(新) 등골브레이커'로 부상했다. '캐몽'은 고가 패닝 브랜드인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르'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캐나다 구스는 배우 한가인이, 몽클레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입어 유명해졌다.
'경제학 원론'에서는 가격을 내리면 수요가 늘고,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준다고 가르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오히려 높은 가격이 더 많은 수요를 불러오기도 한다. 비싼 제품은 뭔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비싼 제품을 걸치면 뭔가 더 돋보인다고 생각하는 이른바 '후광 효과'(Halo Effect) 때문이다.
사람들이 비싼 상품을 오히려 선호하는 이유는 한가지 더 있다. 구매하는 상품의 가격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말해준다. 만약 10년 만에 만난 친구가 '에쿠스'나 '벤츠 S클래스'를 타고 왔다면 굳이 그 친구에게 길게 안부를 물을 필요가 없다. 그의 차가 그 친구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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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타계한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그의 저서 '소비의 사회'에서 현대인들이 소비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의 계급 질서와 상징적 체계'라고 갈파한 바 있다.
200만원이 넘는 '몽클레르' 패딩의 가격은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이 정도를 살 능력이 된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보내는 데 대한 대가다. 그리고 기업은 그 대가를 챙겨간다. 문제는 그 메시지들이 모두 '진실'인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훌륭한 가격 전략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씁쓸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