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악재 뒤에 가려져있던 리스크들이 하나 둘씩 고개를 든 영향이다. 원화강세 속도가 빨라졌고 중국 신용경색 우려가 대두됐다. 미국 셧다운 사태 여파로 경기 지표 부진 가능성도 커진데다 국내 기업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증시를 움직이는 근원인 펀더멘탈, 즉 경기 개선은 여전히 유효하다. 잠시 숨을 고르더라도 긍정적인 기대를 버리지 말라는 이유다.
8월 중순 이후 지속된 상승에 대한 부담에다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에 따른 단기금리 급등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커졌다. 또 미국 경기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123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정규시장 마감까지는 순매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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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강하고 빠르게 돌파하지 못하면서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 축적 과정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라며 "당분간 베이스캠프를 구축한 이후 재등정 시도에 나서는 모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정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주 발표된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3.3%로 7분기만에 최대 폭을 기록하는 등 경기 개선세가 훼손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2000~202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 우려 옛말.."반도체·자동차 경쟁력 이상無" 최근 증시의 가장 큰 이슈는 원화강세다. 지난 주 원달러환율은 장 중 한 때 연저점 1054원을 하회하면서 원화강세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다.
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지속되면서 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어 온 경기민감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 전기전자(IT) 업종지수는 2.2% 하락했고 운송장비(조선, 자동차) 업종지수는 1.1%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05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지 않아 현재 수준에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우려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2004-2012년) 원달러 환율이 5% 가량 하락하면 IT하드웨어의 순이익은 11.1%, 자동차/부품은 7.5%, 반도체장비는 4.2%씩 하락했다"면서도 "2013년 순이익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한다면 IT하드웨어는 3.8%, 자동차/부품은 5.9%< 반도체는 0.4%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IT 업종의 경우 반도체 업황 사이클 개선이 지속되고 있고 자동차와 차 부품주들은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한 채산성 악화가 우려하지만 반도체의 경우 업황 사이클 개선에 대한 수혜가 더 클 것으로 보이고 철강, 정유, 석유화학은 오히려 원료도입 가격 하락에 대한 채산성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 환율 내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꾸준한 수요 호조세, 신차 효과 등이 부각돼 긍정적"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