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원화강세, 경기민감 수출주 팔까, 말까.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3.10.2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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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자동차 등 수출주, 환율 민감도 낮아져.."1050선에서 우려없어"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 재정리스크 해소 이후 박스권 돌파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겐 실망스런 한 주였다.

큰 악재 뒤에 가려져있던 리스크들이 하나 둘씩 고개를 든 영향이다. 원화강세 속도가 빨라졌고 중국 신용경색 우려가 대두됐다. 미국 셧다운 사태 여파로 경기 지표 부진 가능성도 커진데다 국내 기업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하게 약화되는 가운데 펀드 환매 물량은 지속적으로 출회되고 있다. 여러 변수를 종합해봐도 쉬어갈 수 밖에 없는 흐름 같다.

하지만 증시를 움직이는 근원인 펀더멘탈, 즉 경기 개선은 여전히 유효하다. 잠시 숨을 고르더라도 긍정적인 기대를 버리지 말라는 이유다.



◇2050 재등정 위해 쉬어가는 코스피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2050선으로 기분좋게 시작해지만 원화강세, 중국 리스크 등으로 2030선으로 되돌림 하며 한 템포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8월 중순 이후 지속된 상승에 대한 부담에다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에 따른 단기금리 급등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커졌다. 또 미국 경기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123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정규시장 마감까지는 순매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강하고 빠르게 돌파하지 못하면서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 축적 과정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라며 "당분간 베이스캠프를 구축한 이후 재등정 시도에 나서는 모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정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주 발표된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3.3%로 7분기만에 최대 폭을 기록하는 등 경기 개선세가 훼손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2000~202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 우려 옛말.."반도체·자동차 경쟁력 이상無" 최근 증시의 가장 큰 이슈는 원화강세다. 지난 주 원달러환율은 장 중 한 때 연저점 1054원을 하회하면서 원화강세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다.

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지속되면서 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어 온 경기민감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 전기전자(IT) 업종지수는 2.2% 하락했고 운송장비(조선, 자동차) 업종지수는 1.1%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05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지 않아 현재 수준에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우려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2004-2012년) 원달러 환율이 5% 가량 하락하면 IT하드웨어의 순이익은 11.1%, 자동차/부품은 7.5%, 반도체장비는 4.2%씩 하락했다"면서도 "2013년 순이익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한다면 IT하드웨어는 3.8%, 자동차/부품은 5.9%< 반도체는 0.4%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IT 업종의 경우 반도체 업황 사이클 개선이 지속되고 있고 자동차와 차 부품주들은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한 채산성 악화가 우려하지만 반도체의 경우 업황 사이클 개선에 대한 수혜가 더 클 것으로 보이고 철강, 정유, 석유화학은 오히려 원료도입 가격 하락에 대한 채산성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 환율 내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꾸준한 수요 호조세, 신차 효과 등이 부각돼 긍정적"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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