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와 경쟁하는 탄소섬유, 국내 기업에 역차별"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3.10.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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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선 효성기술원 사장 "국내기업에도 투자, 조세 인센티브 줘야"

국내 탄소섬유 분야에서 토종 기업과 일본 계 기업의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외국계 기업에게만 세금감면 등 혜택이 집중되고 있어 역차별을 막을만한 정책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상선 효성기술원 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신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5차 창조경제특별위원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우 사장은 '탄소섬유가 여는 창조경제'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외국 기업이 한국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면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세금 감면과 토지 임대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며 "인센티브를 받은 외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에도 조세, 토지대 감면 등의 역차별 방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태광산업이 연간 15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면서 탄소섬유 국내생산 시대가 열렸다. 올해 1월 일본 도레이가 지분을 100% 소유한 도레이첨단소재가 연간 생산량 22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가동했고, 효성도 5월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준공해 탄소섬유 시장에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아울러 GS칼텍스도 전북 전주시와 탄소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진출을 선언했다.



이처럼 탄소섬유 분야의 경쟁이 가열된 것은 전세계 탄소섬유 시장이 매년 15%씩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포함한 탄소섬유 시장은 지난해 123억4000만달러에서 2020년에는 302억달러로, 2030년에는 932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는 특히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자동차·항공기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 BMW사의 전기차 i-3 2013년 모델은 차체 프레임과 후드, 루프 등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무게를 17% 줄였다.

또 보잉사의 787 항공기는 동체 부분에 탄소섬유를 적용, 무게를 9%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항공기는 20∼25년간 운항할 경우 항공기 구입 비용 이상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 사장은 "2020년까지 전주 탄소 클러스터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탄소클러스터에 1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파급효과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섬유를 국가 전략소재로 육성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국내 업체에 대한 투자와 조세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건설기계산업과 창조경제'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건설기계산업 활성화를 위해 △5세대 통신방식인 '기가급 통신 인프라' 조기 확대 △융합 인재육성을 위한 '온라인 대중 공개 강좌' 신설 △수도권 내 중소 부품 업체들의 연구개발(R&D) 역량 지원 등을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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