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광진구는 부자동네로 꼽히지 않는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지역임에도 배제된 것이다. 정경연 자연지리연구원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태조 이성계가 수도를 한양으로 천도하고 경복궁을 세울 때 '이 산'(현무봉)이 없었다면 서울을 수도로 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복궁의 풍수지리적 짜임 / 자료제공=한국언론진흥재단 KPF디플로마-환경저널리즘 강좌, 정경연 자연지리연구원 박사
북한산의 기운이 북악산으로 내려오면서 순해지기는 했지만 아직 기운이 세기 때문에 이를 한번 더 순하게 해줄 야트막한 야산이 필요하다는 게 정 박사의 설명이다.
서울의 풍수지리적 짜임 / 자료제공=정경연 자연지리연구원 박사
용산 역시 북한산(태조산) 기운이 북악산과 인왕산을 거친 후 흙산인 남산을 넘어 모인 곳이다. 반면 광진구는 용마산에서 이어진 아차산의 기운을 그대로 받아 부자동네가 되지 못했다는 게 풍수지리적 분석이다.
도봉동, 방화동, 쌍문동, 수유동, 미아동, 불광동, 녹번동 등 북한산 바로 아래 형성된 마을들과 신림동, 봉천동, 시흥동, 사당동, 독산동, 석수동 등 관악산 아래 마을들이 부자동네가 되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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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산 아래 평창동과 관악산 아래 과천은 부유한데 평창동의 경우 주변산들이 마을을 감싸는 대표적인 보국(保局) 형태를 띠고 있어서다.
정 박사는 "태조산(북한산, 관악산, 용마산) 바로 아래 형성된 마을은 80% 이상 가난한 마을이었다"며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들은 재개발·재건축하기보다 재생하는 방향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