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사 5곳 '법정관리인' 누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3.10.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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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다음주 회생개시 여부 결정...채권단·개인투자자 "현 경영진 선임 반대"

동양그룹 계열사 5곳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다음 주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주)동양 (914원 0.00%)동양시멘트 (3,060원 ▲85 +2.86%), 동양네트웍스 (8원 ▼11 -57.89%)는 법정관리 개시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이 크고 사업 영위가 불투명한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청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10일 동양그룹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대표자 및 이해관계자 심문을 조만간 마무리하고 빠르면 다음 주초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 회사의 숫자가 많고 개인투자자 등 채권자의 요구사항도 많아 검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음 주쯤 개시 여부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그룹도 내부적으로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회생계획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일단 (주)동양과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 3곳은 회생절차가 시작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반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청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회생 과정을 주도하는 법정관리인에 누가 선임되느냐다. 동양그룹은 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주)동양의 경우 박철원 건설·플랜트부문 대표(부사장), 동양시멘트 김종오 대표(부사장), 동양네트웍스 김철 대표 등이 현 경영진이다.

통합도산법의 '기존관리인유지(DIP)' 제도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경영진의 관리인 선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현 경영진이 법정관리 결정을 주도한 오너 일가와 핵심 실세 라인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인물들이어서 채권단과 개인투자자 등 주요 채권자들의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의 경우 이혜경 부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내 핵심 실세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김종오 동양시멘트 대표는 지난 1일 법정관리 신청 후 부실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6일 만인 지난 7일 복직했다. 김철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측근인 이상화 동양시멘트 대표가 사임한 자리를 채운 것이다.


동양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동양시멘트 대표 교체는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고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김종오 대표 역시 그룹 실세 라인의 영향력에 놓여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등 동양시멘트 채권단은 현 경영진의 관리인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해 별도의 관리인이나 구조조정담당임원(CRO)을 선임해 법원에 추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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