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대표 '미친 전셋값' 노원구, 오를만큼 올랐다?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3.10.0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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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두번 울리는 전셋값 급등지역 가보니]<2>9월 상승률 1위 '서울 노원'

사진=진경진기자사진=진경진기자


 "얼마 전만 해도 전세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전세기근에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수천만원씩 올려도 불평 한마디 못했죠."(서울 노원구 상계동 Y부동산 대표)

 "결혼시즌이 끝나고 전세물건이 늘고 있지만 한번 올라간 전세가격이 쉽게 떨어지겠어요?" (노원구 상계동 B공인 관계자)



 서울 강북의 '미친 전셋값'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간 서울 강북의 전셋값은 전달에 비해 0.8% 올랐다. 이중에서도 노원구가 1.63% 오르며 강북의 전세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노원구의 전세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은 그만큼 전세난이 심각해서다.



 상계동 Y공인 대표는 "그동안 전세가 많이 부족했다"며 "신혼부부가 늘면서 이들이 많이 찾는 전용면적 70~74㎡ 전세는 아예 물건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상계주공7단지 아파트 70㎡의 전세는 평균 1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8월에 비해 1000만원 정도 오른 금액이다. 이 대표는 "임대인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고 하는데 신혼부부들은 전세만 찾으니 물건 자체가 없었다"며 "여기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재계약이 늘면서 물량부족이 더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이 지역 K공인 관계자도 "도심에서 밀리고 밀려 여기까지 전세를 구하러 온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며 "특히 신혼부부들이 찾는 중소형아파트는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재 역세권에서 벗어난 상계주공9단지도 신혼부부들이 가장 많이 찾는 59㎡와 69㎡는 지난 8월보다 1000만~2000만원 오른 1억~1억2000만원, 1억4000만~5000만원 선에서 각각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앞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을이사철과 결혼시즌이 끝나면서 전세물건을 찾는 실수요자가 줄고 있는 반면 물량은 조금씩 늘어나서다.

 Y공인 대표는 "지난달에 비해 전세난이 지금은 좀 덜한 편"이라며 "지금은 물건은 나오는데 오히려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K공인 관계자도 "지난달 중순부터 전세를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다만 전세공급이 늘어나도 전셋값은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지역 B공인 관계자는 "전세가격은 한번 올라가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내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 공급이 늘면서 노원구의 전세난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도심에 가까운 지역의 전세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성북구 삼선동은 아파트, 빌라 할 것 없이 전세물건 자체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이곳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삼선동 M공인 대표는 "전셋값 자체가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돈이 있어 전세를 얻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물건이 없어서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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