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내가 살던 동네 공원에는 테니스 코치가 있어서 내가 어떤 점에서 잘못하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해 건설적인 조언을 해주고는 했다. 그렇지만 코치 선생님이 없는 날이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 도통 알 길이 없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비디오카메라 기술이 좋지 않았고, 우리 집에는 캠코더가 없었기 때문에 나의 테니스 연습 장면을 녹화해서 자세를 연구하거나 고칠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코치 선생님께서 나 스스로는 확인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관찰해서 고치도록 지적해 주는 것이 정말로 고마웠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보는 것 그 이상이 필요하다. 우선 나와는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간단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 내 모습이 부정적으로 인식 되고 있다고 느낄 때 특히 그렇다.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자존심 때문에 못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보는 내 모습이 어떠한지 인식하는 것은 테니스 코트에 캠코더를 설치해 두고 녹화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항상 쉬운 일은 아니다.
잘 짜인 홍보 전략과 수백만 달러의 예산이 뒷받침 되어 이미 해외 시장에서 오랫동안 존재감과 명성을 구축해온 기업들의 경우, 이런 작업을 이미 해오고 있으며 또한 잘 해오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국내적인 사고방식만을 고집하는 기업들이다. 그런 기업들은 해외 고객과 소비자들이 자신들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비판이나 부정적 견해에 대응하는 브랜드 프로모션 전략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도 부족하다. 해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일부 한국 기업들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해서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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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많은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와 인식되고 있는 가치가 낮고 기회 상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면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한국 기업들을 너무 자주 보게 된다. 사실 그런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는 세계적인 수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두 경우 모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에 대한 평판이 해당 기업의 장기적 성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경쟁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해외로 진출하고자 애쓰는 한국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의 이미지에 대해 더 이상 무지하거나 무심해서는 안 된다. '세계를 의식하는' 태도를 고착시키고 외부에서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정보와 견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