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진 기자
민족대명절인 추석을 앞둔 15일 서울 청담동 '박술녀한복' 본사에서 한복 연구가 박술녀씨(57·사진)를 만났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매장은 분주했지만 한복 협찬이나 패션쇼와 관련된 업무가 주로 이뤄졌고, 한복을 맞추기 위해 찾아온 손님은 없었다.
박씨는 "500만원짜리 명품 원피스를 입고, 1000만원이 넘는 명품 가방을 들고 와 자랑하면서도 한복은 싼 걸로 달라는 손님들이 많다"며 "한번 입고 마는 옷이라는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올해로 29년째 한복만을 연구하고 만들어왔다. 매년 국내외에서 대규모 한복 패션쇼를 개최하고 있다. 한복 부문에서는 이례적으로 방송이나 연예인을 활용한 스타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박씨는 "외국에 나가면 아직도 한복을 중국옷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통령 뿐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솔선해서 한복을 즐겨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술녀한복은 일반 고객에게 한복 대여를 하지 않는다. 최근 한복 시장이 대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지만 "한복은 사서 입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변함이 없다. 중국산 한복 총판 사업도 일찌감치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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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내가 걸은 가시밭길을 후배들은 걷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한복 뿐 아니라 이불도 만들고, 소품도 만들어야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생선 장사를 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명절이나 결혼식에 한복을 챙겨 입는 것을 보고 한복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다"며 "어린이들에게 한복을 자주 입히고,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