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시 위기설, 현실화될 것인가?

머니투데이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2013.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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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이경수 투자전략팀장↑신한금융투자 이경수 투자전략팀장


9월 증시 위기설이 나돈다. 위기설이 돌고 있는 이유를 들어보니 제각각 이유는 다양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부채한도 협상, 독일 총선, 신흥국 외환위기 그리고 최근 시리아 사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럴듯한 이유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가 나돌고 있지만 정작 9월 증시에 대한 두려움은 경험적 학습효과 때문인지 모른다. 1928년 이후 미국 S&P500 지수 수익률을 월별로 살펴보면 9월이 -1.1%로 최악이다.



KOSPI의 경우도 1980년 이후 9월 평균 수익률이 -0.6%로 8월과 함께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굳이 통계적인 수치를 들지 않더라도 9월은 투자자에게 악몽과 같은 시기가 많았다. 2001년의 9.11 테러,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최근 2011년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와 유로존 위기가 정점에 달했었다.

그렇다면 정말 올해 9월 증시도 위기를 맞이하게 될까?



결론부터 언급하면 그렇지 않을 거 같다. 우선 위기설의 핵심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앞서 나열한대로 다양한 두려움이 있지만 사실 위기설의 핵심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압축된다.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많은 논란들이 있지만 다음의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접근해야 한다.

첫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행하는 경우다. 일단 가능성은 높다. 연내 양적완화 축소 의견이 모아진 상황에서 연준은 9월 FOMC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9월 FOMC는 질의응답(Q&A)이 예정돼 있는 회의인데 반해 10월은 질의응답 시간이 없다. 연준 입장에서 질의응답 없이 정책변경을 발표하기에는 부담이다. 실제 연준의 QE 축소시기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65%가 9월 가능성에 답하고 있어 시장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9월 QE 축소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인가? 이 역시 그렇지 않다. 앞서 설문조사에서도 보듯이 시장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주가는 예상된 변수를 가지고 충격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QE 축소 자체는 급격한 유동성 공급 축소가 아니라 공급 속도 조절로 인식해야 한다.

연초 이후 연준의 자산 추이를 보면 월 평균 950억달러 내외를 사들였다. 애초 QE3 시행 시 밝혔던 850억달러보다 10% 이상 오버페이스한 것이다. 만약 10월부터 200억달러를 줄여 월 평균 650억달러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원래 계획이었던 850억달러를 계속 사들인 금액과 총량은 같아지게 된다. 앞으로 추가로 사들일 6000억달러 자체도 QE2때 사들인 총량과 맞먹는 상당한 규모라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둘째, 만약 9월 FOMC에서 QE 축소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시장의 반응은 뜨거울 것이다. 문제는 이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몇 달간의 연준과 버냉키의 발언에서 중요한 두 가지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연준의 성장률 전망치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2.6%로 유지하고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가 1.8% 이니 연준의 전망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8개월이 지난 경기 흐름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 불가능한 수치이기도 하다.

모든 경제 지표를 들여다보고 있는 연준이 높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연준과 버냉키는 모든 QE 시나리오에서 전제 조건으로 '경기 개선'을 강조했다. 만약 시장이 예상한대로 1.8%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하더라도 연준은 우리의 기준에서 경기 개선이 만족스럽지 못 하다라고 해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또 한 가지는 버냉키가 의회 증언에서 고용의 질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즉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져서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는 통계 실업률이 양적완화 종료 기준인 7%에 진입하더라도 고용의 질이 좋지 않아 QE를 연장할 수 있는 명분을 깔아놓은 것이다.

결국 연준은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만큼 양적 완화 정책을 급하게 종료하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이번 9월 FOMC에서 의외로 QE 축소가 언급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가정해야 한다.

매듭지어보자. 9월 FOMC에서 어떤 쪽으로 결과가 나오든 증시에는 중립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전에 이러한 두려움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면 주식을 따라서 팔기보단 사는 쪽의 기회를 엿봐야 할 것이다. 지난 과거의 9월 악몽은 인정하지만 이번에는 악몽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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