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외국인 선물매도 폭탄..코스피 떠나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3.08.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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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물 1.2만계약 매도 "시장 하락에 베팅"..코스피 1870선 하회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짐을 싸기 시작한 걸까.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동시 매도세를 보이며 시장이 출렁였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금융시장 불안이 터져 나온 전일 순매수세를 보이며 시장에 위안을 준 지 하루만에 자세를 바꿨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1만2000계약을 순매도하며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매도규모를 나타냈다. 현물시장(코스피)에서는 1400억원을 순매도하며 6일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이처럼 종 잡을 수 없는 외국인이지만 선물 매도 '폭탄'의 의미는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외국인 시각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현물을 매수하면서도 비차익거래는 매도세를 유지했던 것이 외국인 매매 포지션 변화의 '시그널'이란 주장도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금융시장 불안 여파가 지속되고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인 투자심리 위축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선물 1.2만 계약 순매도..코스피 1%↓=21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454억원을 순매도했다. 6일 만에 매도세 전환이다. 현물 시장에서는 비교적 매도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선물시장에서 1만2187계약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흔들었다. 대규모 선물매도로 프로그램 매도가 4000억원 출회되며 지수를 끌어내린 것.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08%(20.39p) 내린 1867.46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불거지면서 코스피시장에 대한 심리적인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에 비해 건전하지만 신흥국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한국증시 역시 유동성 측면의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될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7월 회의록의 양적완화 축소 내용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 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코멘트에 따라 신흥시장 자금 회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선물에 대한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은 코스피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아시아 금융시장 불안 등 불확실성으로 지금은 시장을 떠나겠다는 시그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근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현물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비차익거래에서 매도세를 보이면서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는 지적도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물시장에서 매수하고 비차익거래는 매도를 나타낸 것은 개별 주식을 사고 전체 시장을 팔았다는 의미"라며 "외국인 대규모 매도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팔자' 외국인 지속 가능성.."당분간 보수적 대응 바람직"=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9월 FOMC까지는 재부각될 수 밖에 없고 아시아 신흥국 금융불안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중호 연구원은 "대규모 선물 매도는 사전적인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으로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하방에 베팅을 한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결제약정이 7200계약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부정적이다. 외국인 선물 매도 중 상당수가 신규 매도라는 뜻이다. 이는 곧 시장 하락에 베팅했거나 이미 현물 주식을 가진 상태에서 하락을 예상해 헤지한 경우로 향후 시장 하락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다만 정확한 방향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주 FOMC외 유럽, 중국의 PMI(구매관리지수) 발표를 앞두고 있어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만 계약 이상 매도는 4차례가 있었는데 다음 날 바로 매수 전환한 경우 1~2주간 꾸준히 오르는 흐름을 보였고 이틀 연속 매도를 보인 경우는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내일 매수로 전환한다면 불확실성에 따른 일시적인 매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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