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병실료만 430만원, '병원 특실' 가보니…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박상빈 기자 2013.08.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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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에 전직 대통령 등이 주로 사용…회의실에 주방까지 갖춘 90평 특실도

서울 대형병원 특실을 찾는 그룹 총수와 전직 대통령이 부쩍 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삼성서울병원 특실)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서울대병원 특실)은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서울대병원 특실)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서울대병원 특실) 등도 현재 병원 특실에서 지병을 치료받고 있다.

◇대형병원 특실, 누가 왜 찾는가?=그룹 총수나 전직 대통령이 특실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적 관심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어서 특실에 입원할 경우 치료는 물론 사생활 독립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실제 21일 찾은 삼성서울병원 20층 특실 병동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2명의 보안요원이 출입을 통제했다. 유리문이 별도 설치돼 병동 밖에서는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는 것도 일반 병동과 달랐다.

◇특실 하루 병실료 430만원=대형병원 특실은 1일 병실료가 26만원부터 430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같은 특실이라고 해도 병실 크기나 내부에 어떤 시설이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서울 주요 병원의 특실 병실료를 보면 서울대병원은 하루 입원료가 26만1000원~116만3000원이며, 삼성서울병원은 50만8000원~70만원 수준이다. 서울아산병원은 43만~90만원을 받고 있고, 세브란스병원 80만~210만원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 특실은 1일 병실료가 최고 430만원에 달해 가장 비싼 특실로 꼽힌다.

◇병원 특실, 회의실에 주방까지 갖춰=주요 병원마다 10~20개의 특실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 침대 외에 보호자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고 화장실을 겸한 욕실을 갖춘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일반 1인실이 26㎡인데 반해 가장 큰 특실이 66㎡로 1인실보다 공간이 넓다.

최고가 특실을 갖춘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2009년 최고급 VIP실 공간을 두개 합친 특실 문을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87㎡의 공간에 가족실, 회의실, 거실, 주방 등을 갖췄으며 방마다 PDP와 음향시설을 마련했다.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지하 주차장에서 VIP병동까지 전용 엘리베이터 역시 운영하고 있다.


◇병원마다 특실 고급화 추세=최근 고액의 외국인 환자가 늘면서 병원마다 특실 시설에 더욱 공을 들이는 추세다. 외국인 환자들이 따로 호텔을 가지 않고 병원에서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병원 관계자는 "고액 외국인 환자, 재벌 총수, 정치인, 연예인 등이 특실을 주로 이용한다"며 "외국인 환자를 위해 최근엔 호텔 같은 특실을 많이 꾸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실은 병실료가 비싸다고 특별 우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환자에 대한 진료는 기본적으로 선착순"이라며 "특실은 일반병실보다 규모가 클 뿐 진료 서비스 자체에 VIP 우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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