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ETF 성장세, '펀드 오브 펀드' 밑거름

더벨 이승우 기자 2013.08.16 11:43
글자크기

[급성장하는 ETF]①복수 ETF 편입 공모펀드 출시 전망..증권사 이미 랩으로 운용

더벨|이 기사는 08월09일(10:45)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순자산총액이 17조7763억 원으로 세계 5위 수준으로 급성장한 국내 ETF 시장. 합성ETF의 도입으로 투자 시계는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저렴한 수수료와 거래 편의성에다 기초자산의 다양성을 크게 늘리면서 또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여러 ETF를 기초자산으로 한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펀드)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운용사는 사모 형태로 운용하고 있고 증권사는 랩(Wrap) 형태로 선을 보이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여러 기초자산(ETF)으로 구성한 다양한 펀드가 탄생할 수 있는 초석이 다져진 셈이다.

물론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충분한 유동성으로 제 역할을 하는 상품이 한정적이고 일부 ETF는 거래 부족으로 상장폐지되고도 있다.



◇ 일평균 거래대금 1조..방향성 베팅 성격 강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상장된 136개 ETF의 순자산 규모는 코스피의 1.6%(17조7763억 원)에 불과하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은 9377억 원으로 22.8%를 차지한다. 전월 대비 29.7%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12년에는 전년 대비 393% 폭증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방향성 투자에 적합한 ETF가 크게 주목을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ETF
*국내 ETF 성장 추이(자료: KRX)

투자 주체별로 보면 개인 비중이 34.8%로 높고 외국인이 25.4%, 기관투자자 22.2%를 차지한다. 뮤추얼펀드나 일반 주식 투자보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방향성에 대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점이 개인들을 중심으로 어필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 방향성에 강한 베팅을 하는 구조의 ETF가 전체 거래중 58.4%를 차지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레버리지ETF는 한달간 1조5220억 원이 유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거래대금이 100억 원이 넘는 유동성이 풍부한 ETF는 손에 꼽을 정도로 한정돼 있다. KODEX레버리지와 KODEX200, KODEX인버스 정도가 1000억 원을 넘고 KOSEF단기자금, TIGER200, TIGER레버리지 가 100억 원을 웃돌았다. 유동성을 담보한 실질적인 거래 종목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같은 기초자산을 운용사별로 여러개 상품으로 나눠 상장된 부작용이기도 하다.

운용사 관계자는 "ETF 도입 초기 같은 기초자산에 대해서는 복수 운용사에 허용하지 않겠다던 가이드라인이 희미해지면서 비슷한 ETF가 너무 많다"며 "독창적이지 않은 ETF는 결국 수수료 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ETF2
*국내ETF 기초자산별 비중(자료:KRX)

◇ '펀드 오브 펀드' 기초자산 활용도 높아..일부 운용사 추진

유동성이 적은 ETF는 자진 상장폐지됐다. 대략 순자산 50억 원 이상의 ETF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이 많이 찾지 않는 종목을 운용사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유지하는 이유는 있다. ETF를 기초로 하는 다른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상품이 바로 여러 ETF를 섞어 만드는 재간접 펀드다.

ETF를 최초로 상장시킨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ETF를 활용한 펀드 오브 펀드를 사모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국내 ETF 뿐 아니라 해외 ETF 등으로 법인투자자의 요구를 그대로 맞춰주고 있다. 현물 또는 파생상품 주식으로 운용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적합하게 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한투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ETF를 활용한 펀드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합성ETF의 도입은 재간접펀드의 편입 종목을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해외 ETF를 국내 시간에 맞게 간편히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국내 운용사가 해외 자산을 손쉽게 운용하는 툴이 장착된 셈이다. 운용사 관계자는 "해외ETF를 직접 하기도 하지만 합성ETF를 이용하게 되면 현재 국내 펀드처럼 해외 모든 종목을 국내 매니저가 직접 운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ETF를 이용한 랩 상품을 이미 내놓고 있다. 운용사의 관점에서 보면 사실상 사모 형태의 펀드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종류의 상품이 자산운용사의 공모 상품으로 확대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해외ETF와 합성ETF 등 다양하고 복잡한 기초자산에 대해 개인들에게 설명하고 리스크 관리를 해주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ETF 공모 펀드 등장에 신중했다.

반면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공모 형태가 아닌 PB를 통해 헤지펀드형 상품으로 상당한 매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