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스마트기업, 스마트성장

머니투데이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13.08.0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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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스마트기업, 스마트성장


“지금 사용하는 컴퓨터칩이 1975년 당시와 같은 크기와 가격이었다면 애플의 iPod 한개 가격은 현재 10억달러이고 그 크기는 빌딩 한 채만 할 것이다.”

이는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빗대, 빌 게이츠 등 유명 CEO가 참여하고 있는 미국 에너지혁신위원회가 한 말이다.



이렇게 빠른 변화는 기술 분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처한 기업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에 기대되고 요구되는 사항은 갈수록 많아지고 엄격해지고 있다. 과거엔 효율성이 기업 의사결정의 유일한 잣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와 환경 이슈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출산율은 갈수록 저하되고 고용율도 늘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소득불평등은 갈수록 문제되고 경제성장도 적신호다. 환경 보호와 윤리 및 사회적 책임을 묻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영자 중에는 새로운 기술, 창의적인 사업이 보통의 기업에게는 쉽지 않다고 하거나 국내 여러 규제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간의 눈부신 기술발전처럼 경영상의 어려움을 스마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인가.

미국에서 경영자에게 수십 년 동안 자문한 캐롤 샌포드는 ‘책임있는 사업(The Responsible Business)’이라는 저술에서 기업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다. “기업이 자신의 입장에서만 사업을 하려고 한다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를 탈피하고 상호 효과를 갖는 통합적 접근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고려하여 사업해야 하며, 이들과의 관계 설정 및 사업에의 긍정적인 참여를 창의적으로 고안하여 이해관계자 모두를 사업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파트너로서 인식해야 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로는 주주, 근로자, 소비자, 지역공동체와 정부를 꼽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것, 삶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필요로 했던 바로 그것을 제공해주려는 의욕과 창의적인 실행이 사업의 존재의의라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1992년 처음 개발된 스마트폰만 보더라도 과거 상상만 했던 것이 이제는 사람들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 된 것도 사실은 삶의 가치를 증대시키려는 사람들의 본능을 간파한 것은 아닐까.

1802년 설립된 미국의 뒤퐁 역시 자사의 화학세제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친환경을 접목한 경영을 실행하면서 저탄소배출시스템에 대한 투자로 회사재산을 낭비했다는 주주의 소송에 직면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이러한 투자는 오히려 미국정부의 엄격한 환경규제에 앞선 현명한 대비로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막대한 수익은 물론 책임 있는 기업으로 높은 브랜드가치까지 창출하였다.

네슬레 역시 사회적 수요에 부합하는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을 채택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사회에 참여하거나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함께 해결하면서 오히려 이를 사업기회로 포착, 공동체 번영과 소비자기반 확대 및 사업의 지속적 성장이라는 세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한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을 새롭게 평가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국제재무보고기준(IFRS)에서는 비재무사항에 대한 성과분석을 포함하였으며,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도 최근 재무사항과 비재무사항을 통합 보고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더 심화될 것임을 고려해 볼 때 기업은 전통적인 경영방침과 경영태도에 안주하기보다는 탄력적이고 개방된 경영방침과 창의적인 사업 실행을 더는 늦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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