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전경 / 사진 = 민동훈 기자
최근 서울 강남 전셋값 급등의 원인은 주택 매입을 포기하고 '전세살이'를 선택한 세입자들이 늘어나다보니 전세 물량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만큼 수급상 문제가 주요인이란 것이다.
2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강남구 개포·대치·도곡동 등 3개동의 전세계약 건수는 총 34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538건)에 비해 35%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곡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올 봄을 기점으로 20~30% 정도 전셋값을 올려서 재계약한 곳이 상당수"라며 "올 가을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들도 서둘러 재계약을 하다보니 정상적인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에 여름방학 학군 수요가 나오고 있는 점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치동 소재 대청중학교 등 명문 학교 입학이 가능한 아파트 전세 물건을 찾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지만 물건이 없어 아우성"이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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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전세 물건이 나오더라도 대출이 잔뜩 끼어있거나 집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경우엔 세입자들이 기피하고 있는 점도 물건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도곡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5㎡(이하 전용면적) 매매가는 18억원 정도인데 전셋값은 12억~13억원 수준"이라며 "전세가율이 70%가 넘어도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까 봐 좀처럼 사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명문 중·고교가 몰려있는 서초구 반포동 일대와 송파구 잠실동 일대도 마찬가지라는 게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은 강남권 전셋값 급등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부모들의 강남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신규입주 물량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시킬 만한 강력한 매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전셋값 급등의 요인은 수요보다는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학군수요의 경우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많지만 워낙 물건이 귀하다보니 적은 수요에도 전셋값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